두바이속 나만의 달콤한 비밀정원을 찾아서
그것이 한국이든, 사막 도시 두바이일지라도.
이글은 두바이 엄마의 [ 일상 미식 에세이 ] 입니다.
남편의 발령으로 10시간 날아온 이곳 두바이에서 우리 가족은 한시적이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슬람교 국가이나, 외국인들에게 모든 것이 관대하고, 아랍어보다 영어가 더 많이 통용되는 도시이기에, 해외살이를 처음 해보는 저에게는 굉장히 다행인 지역입니다.
익숙한 모든 것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게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거기에 저는 돌보아야 할 꼬맹이가 둘이나 있는 엄마이기도 하고요.
늦잠이 취미였던 나에게 새벽 5시면 이슬람교답게 아잔(Azan)이라 불리는 기도 소리가 온 도시로 울려 퍼져, 나에게 “일어나 도시락 싸세요.”라고 강제 알람을 울려주는 곳.
매일 아이들 등원에 50km 넘는 운전해야하는 곳.
영어는 또 왜이리 안 들리고,버벅거리는지.
엄마생활 8년 차에 쉽지 않은 새로운 일상이었습니다.
그런 나의 일상엔 두바이의 화려한 분수 쇼도, 번쩍번쩍한 고층빌딩도 아무소용이 없었습니다.영어와 운전이 모두 초보인 두바이 초보 엄마는 학교, 집, 학교, 집만을 오가며 일상을 단조롭게 가두어 버렸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마음이 텅 빈 것 같았습니다.
거창한 안식처가 아닌, 삶의 위안을 주던 나의 소박한 안식처들.
등원시키고 사 오던 동네 상가 유부 김밥, 겨울날 사먹던 뜨끈한 어묵 국물, 입맛 없는 날이면 꺼내먹던 우리 엄마표 김치만두, TV에 나왔다며 친구와 줄 서있던 평양냉면집, 시간날 때 커피 한잔하며 수다라도 떨 수 있는 친구들까지.
살면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한국에서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육아 살이의 큰 위안이자 안식처였습니다.
그래서 찾아야 했습니다. 두바이에서도, 나의 달콤한 안식처들을.
깜깜한 심해에서 진주를 찾아다니던 두바이의 선조들처럼, 한국과 두바이의 거리인 6,885km만큼, 나의 삶과 멀고 깜깜하게만 느껴졌던 이곳에서 진주 같은 나의 안식처들을 찾아야 했습니다.
친정 엄마표 만두는 없겠지만, 여기도 누군가의 손맛이 있을 테고,수다 떨 친구는 적겠지만, 수다만큼 기분 좋게 하는 커피가 있는 카페가 어딘가에는 진주처럼 숨어 있지 않을까? 라는 확실한 믿음으로 찾아 나서고 기록하려 합니다. 이렇게 계속 찾다 보면 이곳에서도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소개합니다.
화려한 두바이 고층빌딩과 분수 쇼뒤에 숨어있는 두바이 속 소박한 나의 보석들을. 막막하기만 했던 해외생활속에, 힘든 오후 달콤한 슈가코팅 같은 내 보통날의 맛있는 한입들과 그 공간들을.
이름하여,
지금부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