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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데이나 Dec 19. 2023

프롤로그_마이 스윗 두바이

두바이속 나만의 달콤한 비밀정원을 찾아서


해외살이?


힘듭니다.

보통이 아닙니다.

장밋빛 미래인 줄 알았는데

흑장미인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아랍어를 못해도,

영어로 어디서든 소통이 가능하고,

모두가 이방인이기에,

이방인을 환대하는 도시, 두바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숙한 모든 것을 떠나

주재원 가족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게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거기에 저는 돌보아야 할 꼬맹이가

둘이나 있는 엄마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힘이 들었을까요?


나라에서 본인들 통신사로

유료통화 하라고 무료통화를 막는건지,

한국 가족들, 친구들과

화상통화도 잘 안 되는 곳.


미식의 천국이라던데

왜 내 입맛에는 맞지도 않고,

비싸게만 느껴지는지.


늦잠이 취미였던 나에게

새벽 5시면 이슬람교답게

아잔(Azan)이라 불리는

기도 소리가 온 도시로 울려 퍼져,

나에게 “일어나 도시락 싸세요.”라고

강제 알람을 울려주는 곳.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와 운전이 모두 초보라

혹시라도 사고가 나서

20분 거리의 아이들을

데리러 가지 못할까 겁이나

주중엔 학교, 집, 학교, 집만을 오가며

나의 일상을 그렇게 단조롭게

가두어 버렸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마음이 텅 빈 것 같았습니다.


안식처가 필요했습니다.


거창한 안식처가 아닌,

삶의 위안을 주던

나의 소박한 안식처들.


등원시키고 사오던 동네상가 유부김밥,

겨울날 사먹던 뜨끈한 어묵 국물,

입맛 없는 날이면 꺼내먹던

우리 엄마표 김치만두,

동네 도서관, 한강 산책로,

시간날 때 커피 한잔에

수다라도 떨 수 있는 동네 친구들까지.


살면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한국에서의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육아 살이의

큰 위안이자 안식처였습니다.



그래서 찾아야 했습니다.

두바이에서도, 달콤한 안식처들을.


깜깜한 심해에서 진주를 찾아다니던

두바이의 선조들처럼,

한국과 두바이의 거리인 6885km만큼,

나의 삶과 멀고 깜깜하게만 느껴졌던 이곳에서

진주 같은 나의 안식처들을

찾아야 했습니다.


친정엄마표 만두는 없겠지만,

여기도 누군가의 손맛이 있을 테고

한강산책로는 아니지만,

여기도 한적한 산책로가 있을 것이고

수다 떨 친구는 적겠지만,

수다만큼 기분 좋게 하는 카페가

어딘가에는 진주처럼 숨어 있을 거라는

확실한 믿음으로

찾아 나서고 기록하려 합니다.


이렇게 계속 찾다 보면

이곳에서도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그렇게 믿어봅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화려한 두바이 고층빌딩과

분수쇼뒤에 숨어있는

두바이 속 소박한 나의 보석들을.

힘든 오후 달콤한 슈가코팅 같은

나의 보통날의 안식처들을.



이름하여,

마이 스윗 두바이

My sweet Dub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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