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탁을 정리하고 있었다. 오늘따라 사랑이는 기분이 좋은지, "엄마 정리하는 거 내가 도와줄게!"라며 식탁 위의 빈그릇을 하나씩 가져다 개수대에 넣어주었다. 평소에도 제가 먹은 식판 정도는 스스로 정리하는 편이었지만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던지 동생의 식판이며 엄마 아빠의 수저까지 모두 개수대에 넣어주었다. 연신 고맙다고, 사랑이가 최고라고 말하는 나를 보며 사랑이는 전에 없이 뿌듯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충 정리를 끝내 놓고 양치를 하러 욕실로 가려는데, 사랑이가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서는 "엄마! 한 번만 안아보자!"라며 팔을 내밀었다. 네 살짜리 아들의 말에 심장이 쿵했다. "그래, 한 번 안아보자!"라며 힘껏 안아주었다. 오랜만에 우리 둘은 서로를 있는 힘껏 안아보았다.
"사랑아, 우리 사랑하는 만큼 안아주기 할까?"
"엄마! 그럼 우리 시합하자! 사랑하는 만큼 세게 안아주기!"
"시합? 쿡쿡 좋아! 그럼 내기하는 거다!"
사랑이는 내 목덜미를, 나는 사랑이의 갈비뼈 뒤쪽을 힘껏 끌어안았다. 아이는 정말 얼굴이 빨개질 만큼 나를 세게 끌어안았지만, 나는 아이가 다칠까 봐 그만큼 세게 안지 못했다. 아이는 제가 내기에서 이겼다며 좋아했다. 그러고는 "내가 엄마를 더 사랑하네!"라며 활짝 웃고는 제 놀이방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