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마킴 Aug 10. 2018

샐러드로 뱃살 가출시키기

젊은 시절, 남편은 어깨 깡패에 초콜릿 복근을 가진 건장한 청년이었습니다. 머슴형의 듬직한 모습이었죠. 이왕이면 짐승남이었다고 근사하게 묘사해 주고 싶지만, 섹시함이 1도 없었던 관계로 머슴형으로 하겠습니다. 당시엔 호리호리한 몸매에 귀티 나게 생긴 도련님 타입이 인기여서 시대에 맞지 않는 외모였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유행을 앞서 간 것도 같네요. 요즘 젊은 사람들의 몸만들기 열풍을 보면 말이어요.



배에 살이 찌면 갑갑해서 싫다는 남편은 스스로 먹는 것을 잘 조절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도 나이가 드니 체중이 늘고, 근육질의 몸이 서서히 지방질로 변한 데다 나잇살까지 붙기 시작했습니다. 볼록 나온 배 보다 더 무섭다는 옆구리 살과 등 살이 생긴 거예요. 우리는 이를 일컬어 냄비 손잡이라 부르고, 북미에서는 러브 핸들(love handle) 또는 머핀 탑(muffin top)이라고 부르죠. 말 그대로 손잡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머핀 위에 삐죽하게 튀어나온 반죽처럼 보이는 나잇살은 식이조절과 함께 별도의 운동을 해줘야 겨우 내쫓을 수 있는 불청객이라더군요. 게다가 저 불청객이 남편뿐 아니라 제게도 찾아왔어요. 다른 부위는 그대로인데, 허리둘레만 몸이 불어서 바지를 입으면 저 사진과 비슷한 모양새가 되더군요. 결국 우리 부부는 불청객을 내쫓기 위한 계획을 세웠고, 실행에 옮겼으며, 결국 성공했습니다!


프로젝트의 첫 단계는 식단 점검이었습니다. 둘 다 밥, 국수, 빵, 케이크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고 있을 것 같았거든요. 결과는 예상대로였고, 무엇보다 저녁 시간에 출출해서 먹는 간식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낮과 달리, 저녁에 섭취한 탄수화물은 다 연소되지 못하고 체내에 지방으로 축적됩니다. 이는 지방이 많은 뱃살엔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죠. 그래서 저녁 식사에서 탄수화물을 퇴출시키고, 대신 영양적으로 문제가 없는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어요. 고기나 연어를 구워 야채에 얹기도 하고, 콥 샐러드(cobb salad)를 만들기도 했고요. 아울러 복부 운동을 매일 해주니, 꼭 끼던 바지가 두 달만에 가뿐하게 맞더군요. 나잇살엔 역시 탄수화물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우리 부부가 증명해 보인 것이죠. 칼로리가 적지는 않았겠지만, 탄수화물을 뺀 샐러드는 진리였던 것 같아요.


보리막장을 발라서 구운 안심과 야채 샐러드




콥 샐러드(cobb salad)

사진에 보이다시피, 우리 부부가 먹은 샐러드는 자칫하면 평범한 식사보다 더 높은 열량을 섭취할 수도 있는 것들입니다. 특히 콥 샐러드는 메인 디쉬로 먹는 음식인 관계로 닭가슴살, 아보카도, 달걀, 햄, 치즈 등이 들어가고 드레싱도 묵직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햄과 치즈는 소량 넣고, 드레싱도 와인 비네거와 올리브 오일을 사용해 가볍게 했어요. 아보카도는 지방 덩어리이지만, 체내에 들어와 축적된 지방을 먹어버리는 예쁜 짓을 하니까 자주 사용했고요. 그리고 렌틸 샐러드도 자주 먹었는데, 건강에 좋고 만들기도 쉬운 데다, 노력 대비 비주얼까지 좋아 레시피 공개합니다.


렌틸콩은 단백질 양은 높고 칼로리는 낮은 데다, 식이섬유 및 철분 등이 많아 고기 대신 샐러드에 넣으면 훌륭한 식사가 될 수 있어요. 게다가 가격까지 착해서 부담 없이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식재료입니다. 그 종류는 브라운, 그린, 래드의 세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영양적으로 좋은 것은 브라운입니다. 브라운 렌틸은 도정하지 않아서 씨눈까지 다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요, 녹색은 한번, 래드는 여러 번 도정 과정을 거친 겁니다. 브라운 렌틸은 채식주의자들의 식탁에도 자주 오르는 식품이니, 다이어트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드시면 좋을 겁니다. 바게트와 버터, 주스를 같이 곁들이면 레스토랑에서 먹는 식사가 부럽지 않을 것이고요.


너무 간단한 음식이라 주관적이고 럴럴한 레시피를 남깁니다. 편하게 원하는 것을 넣어 각자의 렌틸 샐러드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건강식으로 할 경우 렌틸을 더 많이 넣으시고요.



*렌틸 샐러드


재료

먹고 싶은 야채(상추, 로메인, 토마토, 오이, 브로콜리 다 좋아요)

올리브(그린도 좋고 까만 올리브도 좋아요)

달걀

렌틸콩


샬롯, 또는 보라색 양파

디존 머스터드 또는 양겨자

와인 비네거(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다 상관없음. 없으면 그냥 식초를 약간 쳐도 무방함)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


조리법

1. 달걀을 반숙하고, 렌틸을 불려서 삶습니다.

2. 야채를 손질해서 물기를 빼주세요.

3. 올리브 오일에 식초, 꿀, 소금, 겨자, 다진 샬롯(또는 보라 양파)을 섞어요.

4. 준비된 재료에 샐러드드레싱을 뿌리고, 후추를 뿌려 서빙합니다.


*마마 킴의 요리 꿀팁

렌틸콩을 밥에 둬서 먹으면 고소하고 맛있어요. 압력솥에 할 경우, 불릴 필요도 없이 쌀과 함께 씻어 밥을 지으면 됩니다. 단, 물은 조금 더 잡아야겠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수미네 반찬>과 마에스트로의 요리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