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고 나면 우울해져

마음에 불안함이 느껴지시나요?

by 지각쟁이

우주의 공백도 삼켜버릴 듯한 공복감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다. 신(God)도 마르크스도 존레넌도 다 죽었던 그때 그들은 배고픔에 악으로 내닫기로 결심했다. “빵가게 습격하자.” 그들은 평범한 동네 작은 빵집에 부엌칼을 들고 들어갔다. 더욱 수상한 건 빵집 주인이었다. 가만히 바그너의 음악을 들어주면 빵을 모조리 먹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주인의 제안이었다. 이것은 무라카미하루키의 소설 <빵가게를 습격하다>이다.


등장인물들이 어딘가 괴팍해 보였다. 배가 고파서 털기로 결심한 게 고작 빵이라니. 21세기에 장발장이 부활해 돌아왔단 말인가. 이 책을 읽자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이 떠올랐다. 주인공은 어머님의 부고 소식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좀처럼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이 선량한 주인공은 어머니의 죽음과 별개로 해변에서 여자를 만나 사귀게 된다. 그곳에서 얽힌 사람들과 실랑이 끝에 총으로 사람을 쏴서 재판을 받게 된다. 주인공은 이 모든 게 그 날의 뜨거운 더위와 햇빛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건 “이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끔 사람이 사람이길 포기하고 동물로 돌아가게 만드는 사소한 것들이 있다. 나는 밥을 먹고 나면 조금 우울해졌다. 모든 동물들은 섹스후에 우울해진다던데 나에게 ‘밥’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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