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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중 '기분상하지않게' 반박하는법

설득센스: 4. 설득의 감정과 표현

by 마찌

설득센스편 목차

1. 전제읽기

2. 주장-근거 연결고리

3. 설득의 구조

-> 이번글: 4. 설득의 감정과 표현


회의실에서 흔히 들리는 말

“아니, 이걸 왜 이런 식으로 했어요?”
“이건 완전 말이 안 되잖아요.”
“그건 아닌 것 같고요.”
“제 말은, 그 접근법으론 답이 안 나와요.”
“제가 보기엔, 다시 생각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말들을 들으면,

아무리 상대가 논리적으로 맞는 말을 해도,

왠지 방어하고 싶고,

기분이 상하고,

내 의견을 철회하기보단 더 밀어붙이고 싶어집니다.


설득의 기술이란 결국,

내용이 맞는 말을 듣기 좋게 말하는 기술이고,

갈등을 납득과 설계로 바꾸는 언어 전략입니다.


이 장에서는

감정과 표현의 설계로 대립을

협력으로 바꾸는 4가지 말하기 전략을 소개합니다.


1. 공동의 적 설정 – “우리는 싸우는 팀이 아니다”


핵심 전략

상대와 직접 맞서기보다,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외부의

'공통 문제' 또는 '경쟁 상대'를 설정합니다.


왜 효과적인가?

인간은 ‘우리 대 외부’라는 구조에 자연스럽게 협력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공격을 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방어와 반격이 시작되지만,
“우리 팀 vs 타사”, “우리 부서 vs 촉박한 일정” 같은 구조로 전환하면,
상대는 내 주장을 반박하는 대신

“같은 편”으로서 함께 해결책을 찾기 시작합니다.


[상황극]

상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게 지금 3주째 방향이 안 잡히고 있잖아. A팀, B팀이 각자 입장만 고수하고 있고.”


A팀 팀장(당신)이 말문을 연다.
“상무님 말씀 맞습니다.
솔직히 저희끼리 계속 부딪히는 이유도

결국 경쟁사A 때문 아닐까요?
얘네가 저가 공세로 치고 들어오니까,
저희도 그 대응안을 마련하는 중 인건데요.”

순간 공기가 바뀐다.
사람들의 시선이 ‘상대팀’이 아니라 ‘경쟁사’를 향한다.
그리고 ‘이 회의는 이기기 위한 회의’라는 공통의 목적이 생긴다.


핵심 표현

“우리가 이 안을 두고 논쟁하는 것도,

결국 경쟁사A보다 먼저 결과를 내기 위한 거잖아요.”


2. 공동의 목표 설정 –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핵심 전략

공통된 '최종 목적'을 먼저 합의한 뒤,
방법론 차이는 ‘같은 목적을 향한 시도’로 재해석합니다.


왜 효과적인가?

‘방향은 같다’는 동의를 만들면 상대는 방어적 태도 대신 협력적 태도로 전환합니다.

감정적 대립을 “방법의 차이”라는 이성적 논의 구도로 바꾸게 됩니다.


[상황극]

B팀 기획파트장이 말했다.
“그쪽은 왜 자꾸 리스크 큰 전략을 고집하시는 거예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데요.”

그 말에 주변 공기가 딱딱해진다.
당신이 입을 연다.

“그 말씀도 이해합니다.
다만 저희도 매출을 극대화하는 건

똑같이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집중투자가 더 빠를 거라고 본 거고요.
혹시 두 전략을 혼합하는 방식도

같이 열어볼 수 있을까요?”

분위기가 다시 유연해진다.
‘왜 그러냐’는 비난이 ‘어떻게 할까’라는 설계로 바뀐다.


핵심 표현

“일단 우리 둘 다 매출의 최대한 증대라는 목표는 같은 거네요.”


3. 긍정 언어 프레이밍 – “문제가 아니라, 제안입니다”


핵심 전략

부정적/비난형 언어 대신,

가능성과 대안 중심 언어로 바꿉니다.


예:

“그건 무리입니다” → “그건 이런 방식으로 해결 가능할 것 같습니다”

“틀렸습니다” → “혹시 이런 의도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왜 효과적인가?

부정적 언어는 논리보다 감정을 먼저 자극합니다.

말의 뉘앙스만으로도 상대는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긍정 언어는 상대의 얼굴을 살려주며, 협력적인 분위기를 만듭니다.


[상황극]

자료를 발표하고 내려오자,

부장님이 한마디 한다.
“이건 좀 문제가 있네요.

왜 이 타이밍에 이 자료가 나오죠?”

숨이 턱 막히는 순간,

옆자리 선배가 자연스럽게 중간에 들어온다.

“말씀하신 그 타이밍 부분이 고민 포인트였습니다.
그래서 이걸 아예 2안 구조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해서요.
한쪽은 현재 안, 한

쪽은 말씀하신 스케줄에 맞춘 안으로요.
그러면 선택권도 생기고,

설득력도 배가될 것 같습니다.”

지적이 제안으로 바뀌는 순간,

회의실의 칼날이 녹는다.


핵심 표현

“이 부분은 조금만 다르게 가보면 훨씬 더 설득력이 생길 것 같습니다.”


4. 체면을 세워주는 말하기 – “내가 옳은 게 아니라, 당신도 옳다”


핵심 전략

상대의 말이나 판단을 ‘부정’하지 않고

‘존중하면서 확장’하는 방식으로 말합니다.


예:

“좋은 지적입니다. 그 시각 덕분에 이런 추가 관점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장님이 그 당시 내리신 결정,

저는 여전히 설득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런 접근도 함께 고려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효과적인가?

체면은 자존감, 위신, 위계와 연결된 요소로 쉽게 건드려선 안 됩니다.

체면을 세워주는 말은 ‘수용 가능성’을 높이며,

상대 스스로 수정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설득이 아니라 ‘상대의 자기 판단’을 유도하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상황극]

파트장이 한 시간 넘게 설명한 안건을 보고,

임원이 고개를 갸웃한다.
“이 방식은 좀 약한데요. 다른 방안 없습니까?”

당신이 손을 든다.

“이 안은 굉장히 현실적입니다.
특히 예산 고려나 인력 투입 면에서는

빠르게 가기엔 최적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조금 더 장기적으로 볼 여유가 있다면,
이 안을 살리면서도,

여기에 한 가지 리스크 방지 옵션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제가 생각한 안입니다.”

임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기존 안을 부정하지 않고, 그 위에 살을 붙인 것이다.


핵심 표현

“말씀 주신 방향도 굉장히 현실적이었습니다.
그 흐름을 살리면서도,

한 단계 더 나아간 제안을 드려보면 어떨까 합니다.”


정리 – 감정과 표현을 설계하는 네 가지 프레임

4장.jpg

마무리


말은 기술이 아닙니다.
설계이고, 온도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순간,
사람은 우리의 ‘주장’보다
‘당신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를 먼저 듣습니다.


날카로운 논리보다
따뜻한 설계가 관계를 바꾸고,
때로는 논쟁의 흐름조차 바꿉니다.


부디 여러분의 말이
누군가의 방어를 풀고,

마음을 열게 하기를.


당신의 말 한마디가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사람을 움직이게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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