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무 불완전한 사람이야

Dyspnea#77

by Man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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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처음으로 전기장판을 끄고 잤다. 창문을 열고 잔지는 꽤 되었는데 어제는 그도 모자라 전기장판도 껐다. 물론 아직은 살짝 찬 기운이 있었지만 내게 전해지는 찬 기운이 싫지만은 않았다. 내가 전기장판을 끄고 잠에 든다는 것은 또 하나의 계절이 변해가고 있다는 소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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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어제 쉬니까 오늘은 다시 또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드는군. 무릎을 꿇은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듯, 어제는 내가 추진력을 얻기 위해 무릎을 꿇은 것뿐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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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수업을 듣기 위해 나왔다. 보라매. 내가 가기 가까운 거리는 아니니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지. 나가는 시간이 아까워 여러 가지를 걸치려고 하는데 오늘은 비 소식이 예정에 있다. 비가 오는 것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비가 오면 동선은 최대한 간결하게 잡는 게 좋다고 생각은 해서 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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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마음이야/ 둘만이 알겠지. 월하정인 신윤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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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내렸다. 5호선에서 많은 사람이 내리는 역은 정해져 있다. 천호/군자/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 그러하다. 출근할 때였다면 내리는 사람들을 그저 바라보았을 텐데 보라매역으로 가야 하는 오늘은 나도 그들과 함께 군자에서 내린다. 환승역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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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올해 결혼하는 친구들은 생각이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스튜디오도 알아봐야 하고 결혼식장도 알아봐야 하고 드레스도 알아봐야 하고 집도 알아봐야 하고 알아보고 얘기하고 서로 맞춰야 하고.. 나는 그 시간들을 세이브하고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 아직 난 결혼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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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비판의 심사대에 오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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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비가 수그러드는 것 같아 오늘이 전시 마지막 날인 하시시 박의 사진전을 보러 성수로 이동했다. 또 그것만 보고 가기에는 아쉬우니까 이동하면서 동선 작성 완료. 오픈했을 때부터 가보고 싶었던 lcdc와 틸 테이블, 사무엘 스몰즈를 보고 벱에서 밥을 먹고 포제에서 전시를 보고 커피를 먹고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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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성수역으로 가면서 문득 비친 굴다리 밑의 빈칸을 보며 느낀 외로움과 공허함. 나는 너무 불완전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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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는 네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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