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따라 세계일주 외전 - 대만의 하루

Taiwan

by 만얼


같은 여행지라도 사람마다 즐기는 방법이 다르다. 나의 경우엔 맛있는 음식과 커피가 꼭 필요하며 잠자리만은 편안해야 한다. 그리고 유명한 유적지나 미술관 같은 관광지보다는 숙소 근처의 공원이나 경치 좋은 교외가 더 좋다. 맛집도 비슷한 게 줄 서서 들어가는 유명세 있는 음식점보다 저렴하고 맛있을 것 같은 새로운 음식점을 많이 찾아 나서는 편이다. 당연히 실패할 때도 있지만 지금까지는 성공확률이 더 높았기 때문에 나의 감을 믿는 편이다.


이런 취향에 맞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커피따라 세계일주 - 유럽편>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프라하가 당연 일 순위이며 그다음이 바로 대만이다. 두 곳 모두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즐길 수 있었고 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또한 깨끗한 거리와 대중교통, 밤늦게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좋은 치안을 자랑한다. 조금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자연경관까지 볼 수 있다.


다만, 프라하는 너무 멀어서 겨우 2, 3주 계획을 가지고 가기에는 너무 부담스럽지만 대만은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1주일 여행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사실 이번 코로나 19가 종식되고 휴가를 사용할 때가 오면 바로 대만으로 떠날 작정이기도 하다.


다시 떠날 그날을 기대하며 대만의 하루를 소개해보려 한다. 함께 여행하는 기분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나 정보 등은 기재하지 않을 예정이다. 가이드북 같은 느낌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한 것이니 이해 부탁드린다.




KakaoTalk_20201219_132115776.jpg (c)만얼 | 대만 타이중 거리



대만은 지리적으로 해상무역의 요충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옛날부터 스페인, 네덜란드, 일본 등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실제로 약 1800년대 말부터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배한 1945년까지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지금도 대만에 가보면 일본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위 사진이 타이중이라는 도시의 길을 걸어가다가 찍은 사진인데, 일본에 온 것 같은 느낌이 있지 않은가? 이 외에도 곳곳에 이런 공간이 많이 있다.


옛날부터 다양한 나라의 영향을 받았던 것 때문인지 대만은 문화 예술 영역에서 발달되어 있다. 도시에는 몇 개의 문화 원구가 있는데, 커다란 부지 안에 각종 문화 예술품을 전시해놓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예쁘고 완성도 있는 수공예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처음 가보면 꽤나 큰 규모에 놀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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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만얼 | 두 개 도시의 다른 문화원구



문화 원구엔 즐길거리가 상당히 많은데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현지의 젊은 연인들이나 학생들도 많이 찾아온다. 그러나 지역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타이베이와 다르게 타이중에서 갔던 곳은 상대적으로 꽤 조용했고 노인 분들을 위한 산책길로 주로 사용되는 것 같았다. 사람이 많지 않으면서 적당히 활기찼다. 산책을 하면서 천천히 사람 구경을 하기에 좋고, 이쁜 물건들을 구경하면서 기념품으로 가져갈 만한 것들을 사기에도 좋다.


날씨가 좋을 때는 야외 전시도 활발하게 열리는데, 참 평화롭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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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만얼 | 좋은 날씨, 평화롭던 문화원구




구경거리가 많은 문화 원구에서 벗어나면 평화로운 공원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공원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는 편이라 개인적으로 그곳에서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공원에 가보면 아름답게 자란 커다란 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큰 공원들도 도심 한가운데에 있어서 멀리 찾아갈 필요가 없다. 그러나 가까워서 좋긴 하지만 공원에서 나오자마자 큰 건물의 스카이라인이 바로 보이는 것에 왠지 모를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공원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친구분들과 정자에서 장기를 두고 계셨는데 옆에 앉아있는 우리에게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셨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굉장히 반가워하시며 10년 전쯤에 한국으로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하셨다. 그렇게 먼저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셔서 우리도 신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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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만얼 | 각각 다른 도시의 공원이다




자, 미술품과 이쁜 소품을 구경하고 공원에서 산책까지 마쳤으니 슬슬 허기가 진다. 그럼 맛있는 음식과 커피를 즐길 때가 되었다.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는 지금껏 많이 봤고 앞으로도 더 볼 것이기 때문에 음식만 간단히 소개하겠다.


대만엔 유명한 음식들이 많다.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샤오롱바오부터 우육면, 마라탕, 지파이, 수십 가지 종류의 만두 등이 있다. 이런 음식에는 고수처럼 특이한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나는 그런 향신료를 좋아하기 때문에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의 나라에서도 음식을 아주 잘 먹는 편이다. 대만에서도 가는 곳마다 먹방을 찍고 다녔다 해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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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만얼 |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


특히 우연히 찾아들어간 맛집이 정말 많았는데 그런 맛집들은 대개 영어도, 한국어도 통하지 않는다. 그런 곳들의 나이가 지긋하신 사장님들께서는 대충 너희가 중국어를 못하는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메뉴판을 가리키며, '이거 이거 먹어'라는 듯한 제스처와 말씀을 하신다. 끄덕끄덕 하고 기다리고 있으면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이 순서대로 나오는데 매우 만족스럽다.




이렇게 맛있는 밥을 먹고 나서 한 바퀴 산책을 하고 나면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한다. 그땐 멋있는 밤거리와 야경을 구경하러 가보자. 타이베이 젊음의 거리라고 불리는 시먼딩은 밤에도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버블티 한 잔을 마시면서 거리와 사람 구경을 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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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만얼 | (위)젊음의 거리 시먼딩과 하트 모양의 아파트단지 (아래)101타워가 보이는 언덕과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시내


타이베이는 도시계획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기도 편하고 길을 찾기도 정말 쉽다. 특히 타이베이 101타워 위에 올라가서 도시의 야경을 쭉 돌아보면 그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자, 이제 대만의 마지막 즐길거리인 야시장과 100원 술집을 가볼 차례이다. 다양한 야시장 각각의 매력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하루하루 다른 곳을 가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100원 술집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모든 안주가 100원(한화로 약 4,000원)이다. 안주와 술값이 싼 만큼 거의 모든 서비스는 셀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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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만얼 | 야시장과 100원 술집


100원 술집에서 친구와 함께 술 한 잔을 하는 어느 날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한 잔씩 기울이다 보니 어느새 맥주병이 바닥을 보였다. 한 병을 더 주문하려고 종업원을 기다리고 있는데 도통 주방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때 다른 테이블의 손님이 우리의 눈치를 알아채고는 맥주를 한 병 가져다주며 "갖다 먹으면 돼요"라며 말하며 친근한 웃음을 건네기도 했다.




자, 이렇게 대만의 하루가 끝이 났다. 사실 이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지만 글이 너무 길어질 것만 같다. 이제까지 2번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각각 보름과 2주가량 길게 머물면서 구석구석 잘 찾아다녔다. 그런데도 다음에 가면 또 새로운 것을 많이 찾아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너무나도 다채롭고 깊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대만, 대만이 참 좋다.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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