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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얼 May 11. 2020

커피따라 세계일주 - 런던, 카페인

London, Kaffeine


Kaffeine이라는 카페는 몬마우스 커피의 바리스타가 추천해주었다. 추천해준 이유를 듣고서는 이곳을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이유는, 런던에 있는 카페 중에서 이 곳이 유일하게 스퀘어 마일(Square Mile)이라는 브랜드의 커피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10년도 더 전인 2007년에, 영국 출신의 바리스타가 세계 바리스타 챔피언이 되었다. 그가 바로 스퀘어 마일의 창립자이자 로스터인 제임스 호프만(James Hoffmann)이다. 제임스 호프만은 커피 시장에서는 매우 유명한데, 뛰어난 열정과 창의력으로 끊임없이 커피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커피 시장 전체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호프만은 개인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는데,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다. 커피를 편리하고 맛있게 추출하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커피 용품의 성능 비교, 커피 시장의 최신 이슈 등 다방면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달고나 커피에 대해서도 리뷰를 하기도 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channel/UCMb0O2CdPBNi-QqPk5T3gsQ


이런 멋있는 사람의 커피는 얼마나 맛있을까 기대하며 몬마우스 커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소호 거리의 Kaffeine을 찾아갔다.




Kaffeine은 호주와 뉴질랜드 출신의 바리스타들이 런던에 와서 만든 브랜드이다. 이 카페는 유럽 내에서는 매우 유명했는데, 런던 내에서 개인 카페 부문의 상을 세 번이나 받았고, 트립 어드바이저에도 맛있다며 소개되어 있다. 


Screen captured @kaffeine. co.uk



함께 간 친구들은 더운 날씨에 지쳐서 커피는 마시고 싶지 않다며, 밖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미안한 마음에 얼른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나오겠노라며 빠르게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예상과 다르게 에어컨이 있기는 했지만 오히려 창문을 열어 놓는 게 더 나을 정도로 에어컨의 성능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그 커피를 꼭 마셔보고 싶은 생각에 빠르게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했다.  



(c)만얼 | 카페 내부



(c)만얼 | 사용하고 있었던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를 주문하고 카페를 둘러보는데, 유독 에스프레소 머신이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시네소(Synesso)라는 미국 브랜드의 머신인데, 내가 유일하게 사용해봤던 머신이기도 하고, 이 브랜드는 유럽에서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유럽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라 마르조코(La Marzocco)라는 피렌체 브랜드의 머신을 사용한다. 자국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것 때문일까 생각해본다. 이 두 브랜드는 오히려 한국에서 제일 찾아보기 쉽다. 



(c)만얼 | 차가운 재스민 차와 에스프레소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밝은 웃음을 보여주었던 바리스타에게 주문을 했다. 이후에 가볍게 매장 내부를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커피가 나왔다고 알려준다. 에스프레소는 기대했던 대로 너무나도 맛이 좋았는데,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하다. 밝고 산뜻한 느낌의 밸런스가 아주 좋은 커피였다. 단맛과 산미가 입 안에서 부딪히지 않았고, 마치 딸기나 블루베리, 라즈베리 같은 과일들이 입 안에서 춤추는 듯했다. 


보통 이런 과일류의 향미가 신선한 느낌이라면 너무나 맛있지만, 오래된 느낌이라면 오히려 거부감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커피는 정말 신선하고 산뜻한 느낌이라 달콤한 과일 사탕을 녹여먹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에스프레소와 함께 받았던 차가운 재스민 차는 커피 특유의 발랄한 느낌과는 반대의 차분함으로 마무리를 지어주었다. 



(c)만얼 | 판매 중이던 스퀘어 마일 커피



이번에도 커피를 다 마시고 난 후, 바리스타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슬쩍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커피가 정말 맛있었어요. 런던에서 스퀘어 마일 커피를 꼭 마셔보고 싶었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몬마우스의 바리스타가 추천해줬는데 정말 좋네요!"


"그렇군요, 고마워요. 제가 알기로는 여기에서만 마실 수 있는 게 맞아요. 지금 스퀘어 마일은 직접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 않거든요"


"아쉽네요. 그러면 혹시 스페셜티 커피를 하는 다른 카페들을 추천해줄 수 있나요? 런던 근교면 좋겠어요"


"그럼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적어드릴게요. 이렇게 카페를 추천해달라고 묻는 사람은 오랜만이네요. 혹시 좋은 곳을 안다면, 저도 알려주세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불편했을 수도 있지만, 그 바리스타는 끝까지 처음과 마찬가지로 기분 좋은 웃음기와 함께 직접 종이에 추천해줄 만한 카페와 그 위치를 다 적어주었다. 



(c)만얼 | 또 하나의 쪽지


비록 추천해준 모든 곳을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정말 고마운 마음이다.





뒤에도 계속해서 이야기하겠지만 카페를 나오면서 조금 불편한 느낌을 가졌던 곳은 단 한 곳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먼저 인사를 건네고 대화를 시도했던, 또는 먼저 말을 걸어주었던 모든 바리스타들에게는 특유의 자부심과 자기 존중감이 느껴졌다. 그 때문인지 늘 기분 좋은 상태로 카페에서 힘을 얻고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바리스타가 있는 카페에서는 그들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다. 그런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던 이 카페에서 나오면서 나도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던 이 사람처럼 좋은 기운을 주는 색깔을 가지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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