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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얼 May 25. 2020

커피따라 세계일주 - 런던, 플랫 캡 커피

London, Flat Cap Coffee

아쉬운 마음에 버로우 마켓을 다시 갔을 때 찾은 곳이 바로 여기다. 지난번 콜롬비안 커피와 마찬가지로, 시장 안에서 노점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이곳도 스페셜티 커피를 하는 듯 좋은 향이 반겨주고 있었다. 찾아보니, 브라질 국내 바리스타 챔피언인 Fabio Ferreira와 그 파트너들이 함께 창립한 브랜드가 Flat Cap Coffee이다. 





(c)만얼 | Flat Cap Coffee, 네 명의 바리스타가 이곳에!


이번에도 아침 일찍 시장에 들렀는데, 정신이 번쩍 들게 해 줄 만한 신선한 커피가 필요했다. 마치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카페인을 주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겠다는 시위를 하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모든 감각을 동원해서 커피가 있는 곳을 찾아다녔는데, 이때 마주친 플랫캡은 정말 반가웠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바로 주문했는데, 취향에 따라서 원두를 직접 고를 수 있었다. 바리스타는 우유가 들어간 음료는 내추럴 원두를, 아메리카노 메뉴는 워시드 원두를 추천해주었다. 




아메리카노 메뉴의 워시드 원두


사람들이 유럽에는 아메리카노가 없다고들 한다. 사실, 우리에게 아메리카노가 없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특히 아.아가 없는 세상이란.. 그러나, 유럽에도 아메리카노는 있다. 다만, 표현이 다를 뿐이다. 우리가 아메리카노라고 부르는 것을 유럽에서는 롱 블랙(Long Black)이라고 부르는데, 만드는 방법에는 차이가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갈색의 커피 원두는 빨간색의 커피체리의 씨앗을 가공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가공 방식에 따라서 워시드 또는 내추럴이라고 부른다. 모든 과정을 설명하자면 길고 복잡하다. 쉽게 설명하자면, 워시드는 바로 구워 먹는 생고기 느낌이고 내추럴은 마리네이드 해서 향을 입힌 숙성 고기의 느낌이다. 이미 여러분들의 상상 속에서 그 차이를 느끼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워시드는 커피체리 열매의 씨앗을 깨끗하게 씻어서 가공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깔끔하고 선명한 느낌을 준다. 반면, 내추럴은 열매의 씨앗을 씻기 전에 일정 시간 발효를 시킨다. 때문에, 내추럴은 과일 특유의 단맛과 향이 더 살아있고 둥글둥글한 느낌을 준다. 바리스타가 음료에 따라서 다른 원두를 추천해준 이유는 원두의 특성에 따랐을 것이다. 



(c)만얼 | 조금 기다렸다 받은 아메리카노 한 잔



따뜻하기만 했고 덥지는 않은 날씨였다. 그 때문인지, 시장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받으며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 나왔다. 포근하게 감기는 햇빛과 복작거리는 시장 안에서 운 좋게 발견한 노점 카페, 좋은 냄새와 맛있는 커피 삼박자가 완벽하게 어울렸던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이 좋아진다. 





런던에서 방문했던 카페는 이곳이 마지막이었다. 언제나 즐거웠던 여행지를 떠나는 기분은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인생 처음으로 가본 런던은 너무나도 특이한 곳이었다. 



(c)만얼 | 런던의 다양한 모습들



오후 9시가 넘어도 밝은 해가 떠있는 곳, 어디를 가도 친절한 사람들이 반겨주었던 곳, 지나가다 눈만 마주쳐도 인사하는 문화가 있는 곳, 맛있는 음식점이 많은 곳(누가 런던 음식이 맛없다 했는가..!). 어리바리하게 마트 계산대에 휴대폰을 두고 한참을 나와도 점원이 뛰어와서 휴대폰을 건네주던 곳이었다. 


특히 카페를 다니며 기억에 남은 것들이 많다. 사실 런던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야기할 많은 카페도 마찬가지로, 바리스타들은 항상 즐겁게 일하면서도 친절함은 잊지 않았다. 비슷한 프랜차이즈 느낌 없이 각자의 개성이 뚜렷했다. 바리스타가 줬던 그들만의 색깔은 오랜 시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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