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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얼 Jun 01. 2020

커피따라 세계일주 - 파리, 코튬 커피

Paris, Cotume Coffee


첫 여행지 특유의 설렘을 가득 안고 런던에서 떠나왔다. 기차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넘어갔는데, 파리에 도착하기 직전에 큰 퍼레이드 하나가 끝났던 모양이다. 기차역 주위가 지저분하고 어수선했는데, 사실 퍼레이드와 상관없이 몇 년 전에 파리에 왔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파리는 예쁜 야경과 웅장한 에펠탑, 그리고 넓고 아름다운 공원 등 많은 매력이 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조금만 뒤로 돌아가 보면 골목과 지하철에서 나는 불결한 냄새를 느낄 수 있고, 유난히 많은 소매치기와 집시들 때문에 늘 긴장을 하고 다녀야 한다. 그리고 숙소들은 하나같이 비싼 가격인데도 좋은 시설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파리 여행은 추천하지 않는다. 내 만류를 뒤로한 채 파리에 놀러 간 친구가 지갑에 있던 모든 현금을 도둑맞은 적도 있다. 





그런 와중에 발견한 코튬커피는 가뭄의 단비 같았다. 미리 조사를 했을 때, 파리는 거의 포기상태였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았고, 몇십 년 만에 찾아온 무더위 때문에 발로 뛰며 카페를 찾기도 힘들었다. 그러던 중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런던 카페인 매장과 똑같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발견했고, 귀신에 홀린 듯이 들어갔다. 고맙게도 같이 걷던 친구들은 배려해주었다.





코튬커피는 2010년에 만들어진 프랑스 로컬 브랜드로, 도쿄와 오사카에도 있다. 간혹 일본 브랜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명실상부 프랑스 브랜드다. 본인들이 사용하는 커피가 생산되고 있는 산지에서부터 직접 유통과정을 관여하며 맛있는 커피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c)만얼 | 코튬커피, 유레카!





(c)만얼 | 카페 내부



카페 안쪽은 오래되어 보이는 바깥과 다르게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환영해! 여긴 프랑스야!'라고 말하는 것 같은 유럽식 기둥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눈길을 사로잡는 인테리어를 뒤로한 채, 커피를 주문하러 다가갔다. 에스프레소와 콜드 브루 커피, 그리고 당근 케이크 한 조각을 주문했다. 얼음이 담긴 유리잔과 바로 따라 마실 수 있는 콜드 브루 한 병이 바로 나왔다.



(c)만얼 | (왼쪽)에스프레소 (오른쪽) 콜드브루




콜드 브루와 더치커피


콜드 브루와 더치커피는 엄밀히 말하면 다르지 않다. 더치커피가 콜드 브루 안에 속한다. 찬물에 오랜 시간 동안 추출하는 커피를 콜드 브루라고 부르는데, 추출 방법이 다양하다. 분쇄된 커피 가루가 새지 않을 만한 필터에다가 커피를 넣고 찬물에 몇 시간 동안 우려낸다거나, 카페에서 보는 것처럼 찬물을 한 방울씩 천천히 떨어뜨리면서 추출할 수도 있다. 이렇게 추출한 모든 커피를 콜드 브루라고 부른다. 그중에서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면서 추출한 것을 더치커피라고 한다. 






에스프레소와 당근케이크는 조금 늦게 나왔는데, 바리스타가 완성도 있는 커피를 위해서 너무나도 노력하고 있던 것을 발견했다. 힐끗 보니 커피를 몇 번씩 테스트하고 있었는데, 커피를 주문하기 전에 이것저것 많이 물어본 것 때문인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나온 커피는 노력에 화답하듯 맛이 훌륭했다. 



"안녕하세요, 커피 잘 마셨습니다!"


"반가워요, 커피 하시는 분인가요?"


"네, 사실 프랑스에서 이 에스프레소 머신을 볼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파리에서 이런 카페를 발견해서 기분이 좋네요"


"우리 코튬커피가 이 기계를 프랑스에 처음 들여왔어요. 총판권도 우리에게 있어요. 카페를 많이 다니나 본데, 어디 다녀왔나요?"


"프랑스에서는 여기가 처음이고 런던에서 몇 군데 갔어요!"




픽업대를 사이에 두고,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페셜티 커피가 있는 카페가 더 있는지 물어봤지만, 본인도 잘 생각나는 곳이 없다고 함께 아쉬워했다.


그 바리스타도, 나도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지는 못했지만 문제없이 재미있게 대화할 수 있었다. 단순한 언어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매끄럽게 농담을 나눌 정도가 아니더라도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다 알 수 있었고, 서로의 생각이 통하는 느낌이었다. 파리에서도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따뜻한 대화로 에너지를 가득 안고 나온다.



골목식당


카페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나온 뒤, 우연하게 좋은 식당을 발견했다. 한적한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가끔 예상치 못한 보물상자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로컬 골목식당을 찾을 때면 정말 기분이 좋다. 


우연히 발견한 이 식당은 환하고 깔끔한 느낌이었는데, 처음 들어갔을 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자리에 앉아서 걱정하는 마음으로 구글 지도의 리뷰를 몰래 찾아봤는데 칭찬 일색이었다. 웬걸..! 자리를 잡고 주문하자마자 사람들이 엄청나게 밀려들었다. 10분 정도가 지나자 남는 테이블이 없어서 손님이 더 들어오지도 못할 정도였다. 


음식은 말하는 것도 잊은 채로 허겁지겁 먹을 만큼 맛있었고, 웨이트리스도 정말 친절했다. 영어를 힘들어하면서도 열심히 메뉴 설명을 해주었고, 중간중간 음식은 괜찮은지,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체크해주기도 했다. 진심으로 팁이 아깝지 않은 식당이었다. 


이곳은 지금도 영업 중이니, 파리에 가게 된다면 꼭 한 번 가보기를 추천한다. 



Marzo

Address: 5 Rue Paul-Louis Courier, 75007 Paris, France


(c)만얼 | 시원한 맥주와 맛있는 피자, 그리고 가장 맛있었던 문어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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