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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얼 Jun 08. 2020

커피따라 세계일주 - 프라하, EMA 에스프레소 바

Prague, EMA Espresso Bar


드디어 프라하 카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왔다! 실은 얼마나 기다렸던지.


파리에서 떠나 체코 프라하로 넘어왔다. 이곳은 언제나 나에게 여행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프라하!"라고 말할 만큼 좋아하는 곳이다.  


언젠가는 꼭 이곳에서 한 달이라도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좋은 기억을 많이 받아왔고, 주위 사람이 유럽 여행을 계획할 때면 꼭 가보라고 추천하기도 한다. 크지 않은 도시 전체가 잘 꾸며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가는 곳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잘 관리되고 있는 나무와 꽃들의 향기가 좋았고, 길을 걷다가 은은하게 퍼져오는 빵 굽는 냄새가 환상적이었다. 


여러분들도 유럽여행을 할 기회가 온다면 프라하를 꼭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프라하에 도착한 뒤, 처음 갔던 EMA Espresso Bar은 2015년 세계 바리스타 대회의 선수 명단을 보고 찾아갔다. 


(c)만얼 | 비 오는 날 아침, EMA Espresso Bar


한여름의 무더운 날씨를 식혀주듯, 시원하게 비가 내리는 아침이었다. 프라하에 도착한 이튿날 아침, 친구들이 잠들어있는 시간에 몰래 씻고 나와 카페를 찾아갔다. 함께 머나먼 곳으로 여행을 온 만큼 어디든 항상 뭉쳐 다녔는데, 잠시만이라도 혼자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일까. 이때 여행을 다녀온 다음부터는 꼭 여행 중에 혼자만의 시간을 반나절이라도 가져보려고 한다. 





기차역 앞, 수많은 사람들의 출근 시간이었다. 바쁜 걸음으로 제 갈길을 가는 사람들 사이에 우두커니 서 있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커피와 빵을 양손에 들고 빠르게 카페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지나쳐 카페로 들어가 보니 노트북을 펴고 통화를 하며 작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이들 사이에서 혼자 여유를 즐기기엔 미안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기도 했다. 



(c)만얼 | 카페 전체적인 모습



(c)만얼 | 이른 아침부터 바쁘게 돌아가는 카페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나무로 들어진 메뉴판이 눈에 띄었는데, 가로줄 사이로 글자를 바꿔 끼울 수 있는 형태였다. 메뉴와 가격을 언제든 쉽게 바꿀 수 있을 것 같았으면서도 디자인이 아름다웠다. 나중에 카페를 차리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무얼 마실까 싶어서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에스프레소와 라떼가 함께 나오는 메뉴가 있었다. 에스프레소가 마시고 싶었지만, 배가 조금 고팠기 때문에 그 메뉴를 주문하기로 했다. 어차피 아침 식사는 친구들과 함께 할 것이라 빵은 따로 주문하지 않았다. 



(c)만얼 | 어마 무시한 크기의 라테


커피를 받았을 때, 흠칫 놀랐다. 라떼 잔의 크기는 물론이고 큰 잔에 담긴 커피 양이 대단했다. 심지어 커피 가격은 한국에 비해서 매우 합리적이었다. 에스프레소 한 잔에 49 코루나, 라떼 한잔에 64 코루나였다. 한국 돈으로 하면 각각 2,500원 그리고 3,200원 정도로, 이 정도 커피를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사진을 보내줬더니, '국물라떼'라고 한다. 진짜 그 정도다. 다 마시고 나면 속이 든든할 정도였으니.. 그런데, 커피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에스프레소는 그 자리에서 신선한 과일을 꽉 짜서 만든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 같았고, 라떼는 우유가 만이 들어간 만큼 고소하면서도 우유 특유의 단맛이 너무나도 좋았다. 라떼를 마시다 보니, 문득 어떤 우유를 쓰는지 궁금해졌다.  



라떼의 주인공은 우유

라떼가 커피 음료이기 때문에, 커피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라떼에 들어가는 우유의 양이 커피의 두배 이상이다. 그렇다고 커피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절대 아니지만, 우유의 중요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오히려 라떼의 주인공은 우유가 아닐까?


외국에 갈 때면 꼭 가보는 곳이 시장과 동네 마트이다. 현지 마트를 가보면, 한국과는 매우 다른 종류의 다양한 식료품을 구경할 수 있다. 아이들이 즐겨먹는 과자부터 시작해서 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만나는 과일주스나 우유, 맥주 그리고 과일과 채소까지. 전부 모양새가 조금씩 다르다. 


그중에 특히 많이 찾아보는 게 유제품인데,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구르트는 집에서 만들어 먹을 정도로 좋아한다. 요구르트의 주 재료가 바로 우유인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그 종류가 적어서 늘 아쉽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초 고지방 우유부터, 고지방 우유, 일반 우유 등등 종류가 다양하며, 그런 만큼 요구르트나 치즈도 유명한 제품이 정말 많다. 


위에서 라떼의 주인공이 우유라고 이야기했던가? 같은 커피를 사용하더라도 우유가 달라지면 라떼의 맛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잘 어울리는 커피와 우유를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시너지는 엄청나다. 혹시나 집에서 모카포트나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라떼를 만들어 먹는 사람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당장 집 앞 마트에서 500ml짜리 다른 종류의 우유 세 가지만 사다가 만들어보길. 정말 재밌을 것이다! 





에스프레소와 라떼가 맛있어서 금방 다 마시고 난 뒤에 필터 커피도 주문했다. 필터 커피는 조금 색다른 느낌이었는데, 신선한 과일을 갓 짜낸 것만 같았던 에스프레소와 다른 매력이었다. 커피 향이 은은하게 퍼져오는 것이 차를 마시는 느낌과 비슷했다. 유럽의 카페에서 마신 필터 커피는 공통적으로 이런 차 같은 느낌이었는데, 문화적 차이에서 온 보편적 취향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c)만얼 | 케냐 드립 커피



이 카페는 그다음 날에도 친구들을 데리고 한 번 더 방문했다. 역시나 아침을 반겨주는 한 잔의 맛있는 커피는 아득한 행복 그 자체였다. 



(c)만얼 | 행복한 한 잔



다시 왔던 이 날도 맛있게 커피를 마시면서 조금은 여유로운 틈을 타서 바리스타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어제도 왔는데 커피가 너무 좋네요. 혹시 이렇게 맛있는 스페셜티 커피가 있는 곳이 프라하에 더 있으면 추천해주실래요?"


"고마워요. 어디에서 왔어요? 그나저나, 이 가이드북에도 식당과 카페들이 다양하게 나와있어요! 프라하는 넓지 않아서 이것만 봐도 충분할 거예요! 그리고 몇 군데 더 알려줄게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음식점 가이드북이 따로 있는 게 부럽네요. 저는 한국에서 왔는데, 한국에는 이런 게 없어요"



바리스타는 직접 구글맵으로 위치를 자세하게 알려주며 개인적인 취향의 카페도 다양하게 추천해주었다. 몇 마디 대화를 더 나눈 뒤, 카페에서 나왔다. 


EMA에스프레소바 에서 가까웠고,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Onesip Coffee, 동화 속 숨겨진 비밀장소 같았던 Supertramp Coffee, 신상 카페 Republika Coffee, 독특한 분위기의 Original Coffee까지, 다양한 곳들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이 카페들은 여러분들이 기대해도 좋다. 



(c)만얼 | 바리스타분이 보여주셨던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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