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교실에서 양성평등교육을 해봤다.
어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양성평등교육을 했다.
3학년 학생들이라 '양성평등'이라는 낱말이 어렵게 느껴지는 눈치였다.
'평등은 알겠는데... 양성이 뭐지?' 하는 표정이 눈에 보였다.
'여러분, 양성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물어보니 용기 있게 한 여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 발표를 했다.
'코로나 양성이요!'
순수한 답변에 나와 반 친구들은 모두 빵 터졌다.
양성평등의 의미를 가르쳐 준 후 3학년 수준을 고려하여
성차별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여러 예시로 들려줬다.
'3년 전 우리 학교는 남학생의 번호는 1번부터, 여학생의 번호는 31번부터 부여했다.'
'자연스럽게 학교 운동장의 대부분 면적은 남학생들이 차지하며 논다.'
'급식을 받는 양이 남학생과 여학생의 양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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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이 이렇게 반짝거리는 모습은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
학생들이 직접 겪은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 발표를 시켜봤다.
한 남학생은 조용히 손을 들더니
'저는 피아노가 배우고 싶었는데 엄마가 남자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며 태권도 학원을 무작정 등록했어요..'
라고 발표를 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앞선 친구의 발표를 듣고
'저는 태권도를 배우고 싶었는데 아빠가 여자애가 무슨 운동이야. 얌전한 발레를 배우는 게 낫겠다 했어요'
또또 다른 여학생은
'저는 반대로 발레를 배우고 싶었는데 엄마가 여자는 몸을 지켜야 하는 호신술을 배워야 한다며 합기도를 등록해 주셨어요.'
하나하나 아이들이 말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성차별이 이루어지는 상황과 우리가 양성평등교육을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차근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었다.
그 결과,
요즘 우리 반에서 자주 들리는 문장이 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사회 구성원이 되어 우리 사회를 조금 더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길 바라며
오늘도 아이들이 가고 남은 교실에서 수업준비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