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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생 Jul 21. 2024

1년이 지났지만 바뀐 것은 없다

교실의 모습, 직접 보신 적 있나요?

작년 7월과 올해 7월

초등교사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들은 하나의 검은 점이 되었고

큰 파도를 만들었다.


나도 부산에서 서울로

하나의 검은 점으로써

집회에 참여했었다.


많은 선생님을 뵈었고

이번엔 뭔가 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내가 교직생활을 하면서

교사의 목소리를 세상이 들어준다고 느낀 게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

교실 현장은 소름 끼치도록 똑같았다.


여전히 교사는

아이의 또는 학부모의 기분을 상하게 한 죄로

고소를 당하고 있고


여전히 교사는

정신병원을 찾아다니고


여전히 교사는

학생에게 맞고 있으며


여전히 교사는

교실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뺨 맞은 교감선생님.

화해시켰다고 고소당한 선생님.

뉴스로 들어봤을 것이다.


이게 뉴스에 나올 정도인가?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나는 무뎌졌다.

이런 일은 당장 어제, 우리 학교, 옆학교

매번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저럴 수 있냐며 놀라지만

교사들은 저거 우리 학교에도 있던 일인데..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것이다.


학교 현장은 사회와 단절됐다.

우리 주변에 있는 학교와 교실이지만

아무도 모른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 빼고는.


슬픔이 무기력감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분노밖에 안 남았다.


어차피 나도 우리 학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다.

우리 반 20명을 모두 만족시킬

자신이 없기 때문이고

애초에 불가능하다.


교사가 괜히 된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랑이

교사라는 직업이었는데

이젠 내 인생 최대 실수다.


해가 뜨기 직전 가장 어둡고 춥다는데

애초에 교직생활에 태양이 존재는 하는가?

그저 우주의 깊은 공간에

빛도 없이 떠도는 먼지처럼 느껴진다.

뜨지도 않을 태양을 기다리면서.




서이초 우리 막내 선생님,

선배교사로서 정말 죄송합니다

바꿔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진 않을 겁니다


나는 당신입니다.


그곳에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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