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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생 Jul 07. 2024

저는 초등교사고, 늘봄교실이 싫어요

늘봄교실 속에서 볼 수 있는 여성 비하

초등학교 현장에는 뜨거운 단어가 있다.

'늘봄'이다.


예전부터 '돌봄 교실'이라는 형태로

맞벌이 가정을 위해 학생들을 학교에서 

특정 시간까지 돌봐주는 곳이고

이번에 늘봄교실로 명칭이 변경됐다.


늘봄교실 운영의 목적을 들어보면

'좋은 거 아니야?'

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나는 늘봄을 반대한다.


우선 보육과 교육은 엄연히 차이가 있지만

이 글에서는 위 논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


내가 반대하는 이유는

늘봄정책에서도 '엄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이의 돌봄은 가정에서의 일이었고

그 몫은 오로지 엄마였다.

지금도 사실 그렇다.


그러나 여성들의 성평등 인식 및 사회적 진출이 확산되자

가정에는 '엄마 역할'을 할 사람의 부재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에 적응 못한 한국 사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으로 급하게 돌봄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엄마 역할'을 해줄 장소와 사람을 찾았다.


그게 지금의 늘봄교실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집에서 애나 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주로 여성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문장이다.


여기서 얼마나 '엄마 역할'을 하찮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애 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로

생각하는지 여성 혐오사상을 볼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애 볼 사람 없어?

그럼 그냥 학교에서 적당한 사람 채용해서 돌봄 해'라는 식의

지금의 늘봄교실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또 얼마 전에는 연구 결과랍시고

저출생을 해결하는 정책 중 하나로

여학생들을 초등학교에 조기입학 시키자는 내용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상대로 역시 많은 질타를 받았고

나 역시 이게 2024년에 생각할 수 있는 사고 과정인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교사로서 학생들과 학부모, 동료교사와

지내면서 느끼는 성차별도 많지만


교육현장 최일선에서 근무하며 들려오는

다양한 교육정책들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가정이 많아지는 길이

늘봄교실 확대가 아닌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늘봄교실 확대가 저출생 해결과 

하등 연관이 없을 거란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관점으로 

성별 간 혐오를 없애고 성평등을 지향하는

정책과 문화가 안착된다면

사회의 다양한 방면에서

쉽게 해결될 문제가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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