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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Nov 03. 2022

중립이라는 비겁

윤석열 정부의 정신 상태를 보여주는 이태원 참사 명칭 변경 의지

 


이태원 참사 다음 날 정부가 참사에 대한 명칭을 '이태원 사고'로 통일하고 '피해자' 대신 '사망자' 라 쓰자고 결정한 사실이 밝혀진 걸 뒤늦게 알았다. 이런 정부의 방침이 뉴스에 보도되자 정부는 '가해자와 책임 부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단다. 가급적 중립적 용어를 쓰겠다는 것이다.


중립이라는 단어 속에 들어 있는 비겁함이 보인다.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게 중립인가. 그래서 이렇게 일선 경찰들만 쥐 잡듯 압수수색까지 하며 족치고 있는 것인가. 쓰기로 한 사망자, 사고 등의 '중립적' 표현을 바꿀 생각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행정안전부 정책관은 이태원에 찾아올 관광객 걱정을 했다고 한다.


"압사, 참사 이렇게 하면 '그곳은 굉장히 위험한 곳인가 보다'라고 해서 관광객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그런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가능하면 '이태원 사고'로 하자."

 [박종현/행정안전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


백 번 양보해 정치랑 엮지 말자고 하더라도(https://pann.nate.com/talk/368038812) 중립, 객관 이런 말이 이렇게 치사하게 쓰일 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찰을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뒤늦게 사과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전히 중립적인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외신기자회견에서 웃으며 농담을 한 한덕수 총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직도 가해자와 책임자가 명확하지 않아서 판단할 수 없는가.


최대한 중립적으로 얘기하겠다. 이 정부는 오래 못 간다. 아니, 그래야 한다. 나라가 더 망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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