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의 내용

만약에 타투를 하게 되면 뭐라고 새길까?

by 편성준


삼일절을 맞아 아내와 커피를 마시러 성북동콩집에 갔다. 우리 옆 테이블엔 초등학생 네 명이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한 아이가 자기는 수학을 너무 못한다고 푸념을 했다. 한 번은 8점을 맞은 적도 있다고 털어놓자 어떤 아이가 “저런.”이라고 감탄사를 내뱉는데 얘기하는 투가 마치 어른 같았다. 하긴 커피숍에 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아이들이다.

귀염둥이 개 춘삼이가 커피숍에 왔다. 아이들도 다 인사를 할 정도로 춘삼이는 동네 스타다. 포메라니안 품종인 춘삼이는 오자마자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원래 카페를 좋아한단다. 춘삼이는 평소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주인에게 물으니 고양이이게 복수할 생각을 자주 한단다. 예전에 고양이한테 봉변을 당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아내가 갑자기 내게 타투를 하라고 권했다. "여보. 타투를 해." "어디다 할까?" "손가락에." "뭐라고 새길까?" "윤혜자." "하하하." 나는 결혼반지도 잘 끼고 다니지 않으니 반지 대신 자기 이름을 손가락에 새기면 어떻겠냐는 것이다.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나는 그냥 웃었다. 나중에 타투를 하게 되면 아주 보편적이 내용이나 무의미한 글귀를 새기는 게 낫겠다고 혼자 생각했다. 아내와 혜화동까지 걸어가 산책을 하다가 새로 생긴 빵카페 '콩플레'에 들러 빵과 조각피자를 조금 사 가지고 들어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내 말을 잘 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