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이킷 30 댓글 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당신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얘기 나눌 사람이 있는가?

김지은 기자의 『태도의 언어』

by 편성준 Jan 10. 2024

"우리,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얘기 나눠요."

배우 김혜수가 김지은 기자와 13년 만에 다시 만나 한 얘기다. 늘 대중에 노출되어 있기에 방어기제가 셀 수밖에 없는 톱스타의 마음을 이렇게 활짝 연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잘 듣는 귀와 잘 들으려는 김지은의 마음이었다.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로 일하던 김지은은 어느 날 디지털콘텐츠팀으로 발령이 났고 여기서 삶의 길을 묻는 인터뷰를 기획해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가장 조화로운 3도 화음의 삶을 꿈꾼다는 뜻으로 시작한 '김지은의 삶도 인터뷰'는 '실패연대기'라는 제목으로 시즌2를 맞은 뒤 '개그맨 양세형 편'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나는 『태도의 언어』라는 이 책에서 김혜수나 손석희와 나눈 사연들도 좋았지만 차준환 선수와의 인터뷰가 특히 인상 깊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보면 나는 재능보다  노력으로 이룬 게 더 많다"라고 겸손해하는 그의 말 중  특히 '넘어질 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어록은 새겨들을 만하다. 그 말을 삶 전체로 확장시켜 보면 내 인생에 수시로 닥치는 실패나 좌절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기 피해자로 경찰서에 갔던 엄마와 경찰관의 에피소드에서도 '듣는 태도'에 대해 생각하는 김지은 기자의 마음 덕분에 얻은 통찰이다.


김지은 기자는 인터뷰 해준 이, 즉 인터뷰이에게 그 기사가 실린 종이신문을 꼭 보내준다. 나도 아내도 그와 인터뷰한 종이신문을 집에서 받아보았기에 그게 거짓말이 아님을 안다. 인터뷰 중 몇 안 되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 윤여준 전 장관에겐 사비를 털어 한국일보 구독을  시켜준 일도 있다. 그 이야기가 궁금하면 지금 서점에 가서 <태도의 언어>라는 책을 집으면 된다. 책 띠지에 브이넥 스웨터를 입은 김혜수가 턱을 받치고 앉아 있으니 아마 찾기 쉬울 것이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매거진의 이전글 두 번 산 책, 두 권이 된 책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