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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날도 살아 있는 날도 生日.

생일 단상

by 편성준



生日인데

아내와 고양이가

옆에 있고

월요일 마감인

칼럼도 하나 있다.

은행엔 빚이 있고

보령엔 새 집이 있다.

생일이라고

행복하기만 할까

생일이라고

불행, 불안이 없을까.


그래도 친구가 보내준

커피와 케이크 쿠폰에

웃음이 난다.

마지막에 크게 한 번

웃는 놈보다

평소에 자주 웃는 놈이

더 행복한 거라지?

저녁에 목수님들과

장어집에서 한 잔

하기로 했으니

장어를 구우며

웃으면 된다

(사실은 사장님이 구워주신다)


아침부터 생일이라고

미역국 끓이고 생선 굽고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준 아내,

여전히 비협조적인 순자(고양이),

그리고 생일 축하 메시지

보내준 당신 덕분에 산다.

고맙다.

태어난 날도

生日,

살아 있는 날도

生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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