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소행성의 2층에서 본 동네 산과 지붕들
비 오는 토요일 아침이다.
어제도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2층 창밖 테라스를 통해 보이는
운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서울을 떠나 보령으로 와서
우리 마음대로 헌 집을 고쳐 살기로
한 것은 바로 이런 순간들을
만나기 위해서였구나.
당장은 힘들고 뚜렷하게
보이는 게 없어 불안하지만,
똑같은 삶이 아니라
뭔가 다른 순간들을 살고 싶어서
세 번째 모험을 한 것이로구나.
(헌 집 고쳐 살기가 세 번째다)
빗속에서 피어나는 산안개가
그런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나는 아침 시간이 좋다.
새소리 말고는 고요하기도 하지만
일단 세상의 간섭이 적은 시간이라
떠오른 생각을 가지고 놀기에 좋은
평화와 각성의 시간이다.
밤에 일찍 잠자리에 들기만 하면
피로 없이 좋은 아침을 맞을 수 있다.
어제 보령의 지인 커플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며
새 아이디어도 얻었다.
그중 하나가 아침에 떠오른 생각을
기록해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
아침마다 새록새록 피어나는 생각을
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글 쓰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해 준
두 분에게 고마워하며
어제 와인잔 사이로
노트에 적어 놓았던
메모들을 다시 들춰본다.
시작은 아침처럼 고요하게,
그러나 성실과 꾸준함을 갖춘다면
그 고요함은 유쾌한 시끄러움으로
변하리라 믿으며 아침 인사를 건넨다.
"굿모닝, 세상아."
"굿모닝, 편성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