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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했던 김지호 작가 북토크

『마음이 요동칠 때, 기꺼이 나는 혼자가 된다』 묵토크 후기

by 편성준

보령시립도서관과 윤혜자·편성준이 기획한 《보령시립도서관 인문학 강연·탐방 프로그램》의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김지호 작가의 북토크를 어제 잘 마쳤습니다. 백여 명의 신청자들은 물론 도서관장님, 팀장님 이하 직원들도 함께 앉아 김지호 작가의 강연과 대담을 지켜보며 흐뭇하게 웃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김지호 작가와 함께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온 몽스북 안지선 대표도 맨 앞줄에 앉아 계셨고요.


30년차 연기자 겸 10년차 요기인 김지호 작가는 어려움이 닥치면 도망부터 치는 성격이었으나 요가를 만나면서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되었고 결국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완벽하려 애쓰지도 않으며 자신만의 속도로 사는 법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강연과 책 제목에 들어 있는 '혼자가 된다'는 표현은 그런 성찰과 메타인지의 핵심이었던 것입니다.


모더레이터인 저의 작가 소개에 이어 20분 정도 강연을 한다고 했지만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니 청산유수로 40분이나 쉬지않고 자신이 요가를 하는 이유와 그로 인해 달라진 점들을 조목조목 짚어갔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저와의 대담에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인생에서 바라는 점들을 솔직 담백하게 털어놓았죠.


저는 김지호 작가의 책 『마음이 요동칠 때, 기꺼이 나는 혼자가 된다』에 나오는 구절들을 한줄씩 발췌해 PPT로 띄워놓고 토크를 이어갔습니다. 중간중간 퀴즈를 내서 문제를 맞춘 분들께 김지호 작가의 책을 선물로 주기도 했죠. 대담을 하면서 점점 밝혀지는 그녀의 독서 이력을 들으니 역시 책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특히 '명상을 20분 동안 하고 다시 지구로 돌아오면 20분 전에는 거대하고 힘들었던 문제들이 작아져 있다'라는 구절은 칼 세이건이 지구를 표현했던 '창백한 푸른 점'이 떠오르는 놀라운 표현이었습니다. 또 하나 감탄했던 건 그녀의 품격 있는 언어 사용이었습니다. 자유롭게 얘기하면서도 격조 있는 말투가 몸에 배어 있어서 행사는 더욱 고급스러워졌습니다.


보령에 와서 뭔가 문화적인 일을 차근차근 기획·실천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저희를 믿고 시립도서관에서 기획 요청을 해주셨고 행사 취지에 동의한다며 기꺼이 보령까지 와주기로 한 유명 강연자님들 덕분에 보령에 '소프트랜딩'을 하게 된 것 같아 너무 기쁘고 고마웠습니다. 특히 어제 저희가 원하는 대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많은 도움을 주신 윤여정 팀장과 문정현 주무관께 감사드립니다. 김지호 작가가 보령에 내려오게 된 결정적 계기가 저의 팬이었기 때문(저는 정말 몰랐습니다)이라 얘기하며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와 『읽는 기쁨』 을 언급해 주신 것 또한 매우 고마운 일이었고요.


흐뭇한 저녁이었습니다. 오로지 김지호 작가 북토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와 호텔을 잡은 분도 있었습니다. 행사가 모두 끝나고 사인을 받기 위해 관객들이 길게 줄을 섰고 각자 기념촬영도 했습니다. 도서관 직원들과 김지호 작가 역시 따로 기념촬영을 했고요. 모두 즐거워하는 표정이라서 저도 덩달아 행복했습니다.


다음 주엔 보령에서 '빽방앗간'을 운영하는 백승휴 작가의 사진 테라피 강연이 있습니다. 이 강연에선 백 작가가 오신 분들 프로필 사진을 찍어 액자에 넣어 준다고 하니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진명장이 찍어 주는 프로필 사진을 얻으실 기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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