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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성준 Jun 21. 2020

침착하고 흥미진진한 범죄 소설(스포일러 있음)

조이스 캐럴 오츠의 [좀비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부산 여행을 하는 동안 실존했던 이코패스 연쇄살인범 제프리 다머의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읽었다. 동성애 싸이코패스인 주인공 쿠엔틴은 자신이 완벽하게 조종할  있는 ‘좀비 찾아 납치한   위쪽을 송곳으로 쑤시는  ‘전두엽 절제 수술  꿈을 5 전부터 꾸고 있고 실제로  번의 살인을 실행하기도 하지만 좀비를 만드는 데는 실패한다. 쿠엔틴 일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은 침착하면서도 파격적인 마음속 대사와 범행 준비 과정 묘사가 일품이다.


쿠엔틴은 자신을 ''라고 지칭할 때도 있지만 Q_P_라는 이름으로 객관화시키기도 한다. 나는 쿠엔틴이 병아리들을 이용해 ‘다람쥐라는 소년을 납치했을  범행에 성공하는  알고 긴장했고 마지막엔 그가 경찰과 대치하거나 체포될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서 더욱 서늘한 느낌이었다.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다람쥐는 이전 범죄대상처럼 무고하게 죽임을 당했고 쿠엔틴은 마지막에 중학교 교장인 누나가  파티에 참석해 또 다른 범행을 꿈꿀 뿐이다.


이렇게 침착하고 흥미진진한 범죄소설이라니. 번역가 공경희는 평소 자신의 취향과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라 번역을 망설였고 처음엔 힘들었지만  소설에 빠져들었노라고 고백한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원작의 느낌을  살린 담백한 번역이라 느껴져서 좋았다. 다만 표지에 ‘영화감독 박찬욱 추천이라고 대문짝만 하게  광고 카피는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는 오히려 그래서 읽기 싫었지만 다행히 참고 읽었다. 오래전부터 소문으로만 들었던 조이스 캐럴 오츠의 문장과 스토리텔링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그의 다른 소설들이 어서 찾아 읽고 싶다.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 이제 읽다가 덮어 놓은 마루야마 겐지의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 마저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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