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친한 사람에게 안부 전화하기

여자 국동이 형

by 편성준

가끔 안 친한 사람에게도 안부전화를 합니다. 어제 저녁엔 국동이 형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수영복을 입은 여자 국동이 형이 페친 신청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동이 형에게 아무래도 페북 해킹을 당한 것 같다고 했더니 벌써 누가 전화로 알려줘서 '계정 비활성화'를 해놓았다 하더군요. 그게 계정을 없애는 효과와 같다고 하던데 맞느냐고 묻길래 잘 모르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국동이 형은 해킹 사건 덕분에 오랜만에 지인들에게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웃었습니다. "롤링스톤스 불났을 때도 사람들이 다 형한테 전화했잖아요. 혹시 타 죽었을까 봐."라고 얘기를 했더니 "맞아. 그랬지..."라며 감회에 젖었습니다. 국동이 형은 신촌의 락카페 롤링스톤스에 거의 매일 가다시피 하던 단골손님이었는데 마침 가게에 불이 났던 날에 몸이 안 좋아 곧장 집으로 가는 바람에 죽음을 면했었죠. 비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며칠 후 제 첫 책이 나온다고 얘기를 했더니 건성으로 제목이 뭐냐고 묻길래 알려줬습니다. 전화를 끊으면서 국동이 형은 "그래, 두 사람 다 놀고 있습니다' 사볼게."라고 문장을 왜곡함으로써 우리가 그리 친하지 않은 관계임을 분명히 해주었습니다. 평소에도 거의 옛날 책만 반복해서 읽는 국동이 형이라 제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어야 살 겁니다. "얘가 MBC애드컴 다닐 때 내 밑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애야."라고 하면서. 말은 이렇게 해도 오랜만에 목소리 들으니 반갑더군요. 국동이 형, 건강하십시오. 다시 예쁜 여자도 만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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