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내가 친정에 간 걸 부러워해요?

나는 자유를 포기할 자유가 있다.

by 망고아미고

아내가 친정에 갔다.


이번 주는 토요일, 일요일 모두 출근을 하게 되었다.

아내는 딸과 둘이 주말 내내 시간을 보내기에 힘들 것 같다며 대전에 있는 친정에 간다고 했다.

금요일 오후에 퇴근해서 딸을 유치원에서 픽업해서 바로 출발한다고 한다.


금요일 아침 출근길, 가을 하늘이 유독 예쁘더라.


“오늘부터 일요일까지 와이프랑 딸이 친정에 갔네요. 집에 가면 뭐하지?”


오오오오오!


“와아~ 좋겠네요! 프리네 프리.”


“오! 그럼 오늘 뭐해요?”


“가끔씩은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죠?”


나의 일터에서 기혼자는 나 하나.

아내가 친정에 간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좋겠다며 환호를 보낸다.

모두들 혼자 남은 유부남의 시간을 궁금해하면서 그 시간이 참 행복할 거라고 생각을 한다.


다들 결혼생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결혼은 감옥.

유부남은 자유를 박탈당한 노예 정도로 생각을 하는 건가?


‘아 주말에 퇴근하면 혼자 뭐하지? 아내랑 딸이 보고 싶을 것 같은데. 갔다 언제 오는 거야?”

결혼한 지 8년째이지만, 아직 아내가 친정에 간다고 “아싸! 친정 찬스!”

이러지는 않는다.

아내가 친정에 가기 전에는 항상 괜히 툴툴거린다.


“너무 자주 가는 거 아냐? 언제 오는데? 너무 자주 온다고 장모님이 뭐라 했다며? 가깝지도 않은데 운전 조심하고”

“전화 좀 자주 해라. 너무하는 거 아녀?”

“남편한테 관심이 없고만.”

“아~ 나 또 혼자 뭐하냐..”


벌써 딸과 아내가 보고 싶네.




금요일 퇴근길.


9시에 퇴근을 했다. 운전하고 돌아오면서 집 앞 옛날통닭집에 전화를 한다.

“치킨 한 마리 9시 반에 찾으러 갈게요. 치킨무랑 치킨 소스 추가요.”

아내는 옛날통닭을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맥주를 한 캔 딴다. 한 잔 쭉 들이켜고 넷플릭스를 켠다.

그리고 아내가 싫어하는 프로그램, 아내가 싫어해서 보고 싶어도 못 봤던 영화를 재생시킨다.

그리고 아내가 싫어하는 옛날통닭과 아내가 싫어하는 술을 마신다.

식탁에서 먹지 않고 아내가 싫어하는 거실 바닥에 상을 펴놓고 술을 마신다.

그리고 아내가 싫어하는 설거지를 쌓아놓는다.

괜찮다. 아내는 일요일에 돌아오니까. 그리고 토요일 저녁에 설거지와 집안 정리를 다 해 놓으면 되니까.



유부남은 자유를 박탈당한 자가 아니다. ^^;;

가정의 평화를 위해 이 한 몸 희생하여 스스로 자유를 억압한 것이다.


‘자유론’에서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를 포기할 자유는 없다” 고 했다.

아니. 유부남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자유를 포기할 자유가 있다.

그래.




나는 자유를 포기할 자유가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