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삶에 녹이는 방법

브런치 작가들에게는 별 도움 안 되는 글

by 망고아미고

전 1달 조금 넘은 초보 브런치 작가입니다.


직장인들은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항상 업무에 지쳐있다.

바쁜 일상에서 어떻게 시간을 쪼개서 글을 쓰는 걸까?

글을 쓰기 전에 내가 항상 궁금해했던 것이다.

이젠 나도 꾸역꾸역 시간을 쪼개서 글을 쓴다.

이 글은 어떻게 시간을 활용해 글을 쓰는지 공개하는 글이다.




10시 출근해서 오전 업무를 끝내고 식사 전부터 조금씩 쓴다. 식사는 웬만하면 혼자 하려고 하는 편이다.

식사 중에도 뭔가를 생각해야 한다. 오후에도 뭔가가 떠오를 때는 쓰기도 한다.

보통 글감이나 아이디어는 출퇴근할 때 가장 많이 생각하는 편이고, 나머지는 시간 날 때마다 계속 ‘생각’을 한다.

사실 이게 괴로운 작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정말 즐거운 작업이다.

오늘 점심시간에는 뭐를 생각해 볼까?

음 20~30분 동안 생각할 거리가 뭐가 좋을까?

그래. 오늘은 자기계발러에 대해 생각해보자.

오늘은 인스타그램에 대해 생각해보자, 오늘은 텀블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이런 식이다.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수도 있지만, 식사 중에 생각하며, 생각난 걸 중얼중얼 녹음을 한다.

정말 즐거운 작업이다.

텀블러? 그냥 물통인데?

그런데 또 신기하게도 텀블러란 단순한 단어에서도 20~30분 분량의 생각이 나온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어보면 일단 쓰기 시작하라고 한다. 쓰기 시작하면 써진다. 맞는 이야기이다.

생각하면 그냥 생각이 난다.

그런데 경험상 자리 잡고 앉아서 쓰는 것보다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더 수월하다.

생각하는 연습부터 하는 편이 낫다.

쓰기는 생각을 옮겨 적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나면 우리는 기록을 해야 한다.

그래서 어딜 가서든 메모할 수첩과 펜을 소지하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든 글감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하기 위해 가지고 다닌다.

물론 핸드폰의 메모장을 활용해도 좋지만, 몇 초 만에 머릿속에서 사라지는 글감을 잡으려면 수첩이 가장 좋다.




그리고 운전할 때, 산책, 혼밥을 할 때는 녹음을 한다.

음성 메모 기능은 녹음 후에 녹음된 내용을 들으면서 다시 받아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게다가 내 목소리를 길게 듣는 것 자체가 고역이기 때문에 거의 쓰지 않는다.

본인 목소리를 엄청나게 사랑하는 분들은 음성 메모 기능도 나쁘지 않겠다.

그 대신에 클로바 노트 어플을 활용한다.

이 어플로 녹음을 하면 목소리를 분석해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서 저장해 준다. 거의 신세계다.

녹음 환경이 좋지 않아 텍스트 변환이 정확하지 않아도 내가 말한 내용이기 때문에 1주일 후에 들어도 내용이 다 파악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정확하다.




이렇게 뒤죽박죽 한 메모한 내용, 녹음된 내용을 word에 쭉 옮겨 적는다.

주제와 순서는 상관하지 않고 문장으로 또는, 단어로도 쓱쓱 써 놓는다.


이 보물 같은 글감들이 나중에 글의 좋은 소재가 된다.




예를 들어

경기도에서 경상도로 운전을 하여 내려오면서 깊은 생각에 빠진 적이 있다.

그런데 묘한 느낌에 내비게이션을 보니 경상도에서 경기도로 다시 올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같이 동승했던 아내에서


“지금 우리 경기도로 다시 가고 있어? 어떻게 된 거지? 도착시간이 1시간이나 늘어나 있어!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내도 영문을 모른다.


“모르겠어! 언제부터 되돌아가고 있는 거야?”


그렇다. 왜 경기도로 가고 있는 중이었는데 아무도 몰랐다.

같은 순간에 서로 다른 깊은 생각에 빠져있던 것이다. 그렇다고 고속도로를 거꾸로 갈 수가 있나?

아내와 이 일에 대한 대화를 하면서 클로바노트로 녹음했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신기하거나 재밌는 일에 대한 대화는 클로바노트로 녹음한다.

대화를 하면서 여러 가지 글감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인생을 운전과 같다. 내비게이션을 100% 신뢰해서는 안된다.”

“우리 인생에도 조언자가 많이 나타나겠지만 100% 신뢰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도 서로 죽을 때까지 100%까지는 믿지 말자.”

“의식의 상태와 무의식의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기 하면서, 우리는 항상 의식을 하며 살아야 한다.”

“무의식에서 꺼낼 수 있는 것은 의식뿐이다.”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결국은


“됐고! 운전하는 사람이 딴생각이나 하고 있고! 고속도로를 거꾸로 가고 있고! 잘못했다고 해야지. 혼나기 싫어서 딴 얘기하고 있네!”

걸렸다!

그래도 이렇게 글감이 된다.




또 이럴 때도 있다.

아내가 친정에 가서 직장동료가 좋겠다며 부러워하는 것을 보고 또 메모를 한다.

‘왜 부러워하지?’

‘남자들은 아내가 친정에 가면 부러워한다.’에 대해 써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아내가 친정에 가는 걸 부러워한다.

왜 부러워하지? 그럼 그들은 아내가 친정에 가는 걸 바라는 거겠지? 그럼 가라고 하면 되잖아. 내 아내는 항상 가고 싶어 하는데? 내가 혼자 있기 싫어서 가지 말라고 하는 건데?’


아내가 친정에 가는 것을 부러워하는 남편과 부러워하지 않는 남편.

이렇게 글감이 된다.





이제 그 글감에 대한 글을 써나가야 한다.

키워드 하나, 에피소드 하나가 글을 쓰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당연히 글감이 없으면 첫차도 못 쓰겠지.

같은 주제의 글을 50자든 100자든 생각나는 대로 써놓는다. 순서도 상관없고 그냥 주제만 같은 아예 다른 글들이다.

이 작은 글들이 모이면 큰 글이 된다.

한 주제의 뒤죽박죽이 된 글들을 읽으면서 결론을 잡는다.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결론이다.


결론을 중심으로 대략적인 순서를 잡는다.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어울리는 순서도 금방 찾는다. 소리 내어 읽을 때 어색하지 않고 줄줄 읽히면 그게 그냥 맞는 거다.


또 소리 내어 읽으면 그 주제의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꼭 소리 내어 읽어봐야 한다.

한번 읽고 두 번, 세 번 읽다 보면 500자짜리 글은 분량만 늘어나는 것이 아닌 완성도까지 높아진 1000자, 2000자짜리 글이 된다.


글을 쓸 때 첫 번째는 무조건 소재, 글감, 콘텐츠이다.

가장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첫 번째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글감이 없으면 글은 써지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디어 노트를 만들어 항상 글감을 수집해야 한다.

소재가 100개라면 그중 사용할 수 있는 소재는 10%로도 채 안될 것이다.

소재를 선택해서 쓰다 보면 결론이 나지 않아 중간에 포기해버리는 글들도 많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나에게 살아남은 글감이 될지, 버리질 지 모른다.


얼추 완성되면 보통 며칠 정도 묵혀 놓고 다시 소리 내어 읽어본다.

오탈자도 확인하고 쓸데없는 문장을 버리다 보면 2000자짜리 글은 1000자가 된다.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2~3줄 문장이 2000자짜리 글이 되었다가 다시 1000자짜리 글이 된다.


책을 오래 읽다 보니 어느 순간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그때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몰랐다. 도서관에서 글쓰기 책도 여러 권 빌려다 읽어도 보고, 유튜브로 글쓰기 관련 영상도 봤다.
책을 읽을수록 그때 난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보다 글을 어떻게 잘 쓰는지를 배웠던 것 같다.
글쓰기를 시작하지도 못했는데 잘 쓰는 법이라니.
그때를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작은 도움이 되길 빌면서….


그래서 이 글은 브런치 작가들에게는 별 도움 안 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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