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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북스 Nov 05. 2024

불안한 엄마 옆에 더 불안한 옆집엄마

[책] 다섯 살 공부정서 - 박밝음

책제목: 다섯 살 공부 정서

작가: 박밝음

한 줄 평: 불안한 옆집엄마 이야기 듣지 말고, 다섯 살 공부정서 책 읽기

별: *****


아이의 나이 네 살까지만 해도, 엄마는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아이가 보이는 작은 성장과 발달을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이렇게 똑똑한 아이가 내 아이라니' 하는 마음에 자부심이 가득 차죠. 그런데 그 자부심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건 아이가 다섯 살, 유치원에 들어가면서입니다. 갑자기 내 아이가 친구들보다 조금 뒤처져 보이기 시작하죠. 한글도, 알파벳도 모르는 "학습이 더딘 아이"로 느껴지기 시작하고, 그때부터 엄마의 시선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주변 아이들이 한글 학습지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엄마도 덩달아 여기저기 학습지를 알아보고, 학습지 선생님과 일정을 조율해 상담을 합니다. 영유를 다니는 옆집 아이를 보면서 영어유치원 교육을 미리 알아보지 않은 자신이 원망스럽기까지 합니다. 갑지가 우리 집 가계 사정에도 맞지 않는 영유 설명회를 찾아봅니다. 그렇게 4년 동안 온전히 아이만 바라보며 응원하던 엄마의 모습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젠 옆집 아이의 속도에 맞춰 아이를 끌고 가는 불안한 엄마가 내 모습이 됩니다.


내 마음과 닮은 책 한 구절 - p57

욕심이 앞선 엄마표 교육은 자녀 또래 중에서 특히 뛰어난 소수의 아이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이가 가진 능력보다 많이 해내기를 요구하고, 아이의 현재 수준보다 높은 곳에 도달하기를 기대하지요. 그러다 내 아이가 그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초조하고 다급해지기 시작합니다. 


박밝음 선생님의 '다섯 살 공부정서' 책을 읽으며 5~7세 시기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읽으면서 내내 제 아이들이 그 나이대였던 때가 떠오르면서 후회되는 부분이 참 많았어요. (현 첫째 중1, 둘째 초3) 그때 저는 육아서를 여러 권 읽은 나름 "소신이 있는"엄마였어요. 하지만 내 아이의 교육을 맞닥뜨리니, 소신은커녕 그 누구보다 팔랑귀가 되기 시작했어요. 육아서에서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라",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학습하라"는 조언이 있었지만, 불안한 마음에 그런 조언을 실행하기보다는 옆집 엄마가 알려주는 학원 정보에 더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어요. 사실 알고 보면 옆집엄마의 옆집엄마는 불안한 나인데, 불안한 엄마가 더 불안한 옆집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상황이라니... 


내 마음과 닮은 책 한 구절 - p. 109

유치원 교육과정은 학년 및 연령별 구분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유아기는 발달의 개인차가 두드러지는 시기로, 이러한 개인차를 인정하고 존중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아는 자신의 발달 수준에 맞추어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배우고 익히게 되는 것이지요. 


저도 첫째가 다섯 살 때부터 영어를 밀어붙였던 엄마였습니다. 한글, 수학, 영어… 남들이 한다는 건 다 따라 했어요. 학습지 두 장을 잘 풀던 아이에게 옆집 아이가 다섯 장을 푼다는 소식을 듣고는 갑자기 분량을 늘렸습니다. 아이는 매일 울고, 저는 혼을 내며 억지로 시켰죠. 사실 공부할 때의 정서가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았지만, 그땐 학습지 한 장 더 욱여넣지 않으면 입시까지 실패할 것 같은 불안함이 가득했어요.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그렇게 아이를 갉아먹는 학습 방식이 이어지면서 결국 아이는 번아웃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처음 아이가 번아웃에 빠졌을 때도 저는 알아채지 못했어요. 그저 아이가 하기 싫어 징징대나 보다 싶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무기력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두려운 건, 그 번아웃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에요. 무기력해진 아이를 다시 회복시키는 데에만 2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그동안 친구들은 수학 진도도 빠르게 따라오고, 영어 읽기 수준도 점점 높아졌죠. 그런데 아이가 무기력해진 후로는 수학이 빠르고 영어가 앞서는 친구들이 하나도 부럽지가 않았어요.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작 저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자기 주도로 학습하는 모습, 그걸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제가 아이를 가장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었던 거죠. 그 후로 엄마들과 커피 마시는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매일 모여서 여기 학원 저기 학원 이야기 하는 걸 1/10로 줄이니,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워졌어요. 그 시간에 저는 제 아이를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다시 읽으면서 5-7세가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습지를 한 장 더 푸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영어 유아 학습을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가 문제가 아니었어요. 지나고 보니, 아이가 배움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인 경험을 쌓았느냐에 따라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교 생활에서도 집중력과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엄마는 누구를 봐야 할까요? 옆집 아이? 옆집 엄마? 같은 반 아이의 학원 수준? 아니겠죠. 내 아이가 어떤 놀이에 흥미를 가지는지, 어떤 학습을 할 때 효과가 좋은지, 먼저 내 아이를 이해해야 합니다.


무기력의 시간을 겪으며 저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어요. 아이의 학습 정서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요. 그래서 아이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제 강요보다는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했어요. 그랬더니 아이는 자신의 선택을 더 잘 받아들이고, 스스로 책임지기 시작했죠. 이렇게 선순환이 시작된 환경이 돌아오기가 왜 그리 오래 걸렸는지... 무기력했던 시간 덕분에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 첫째는 그 무기력의 시간을 지나 진정으로 능동적으로 공부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욕심을 내려놓고 강요를 덜어내니, 아이는 스스로 공부 잘하는 친구를 찾아가 공부 방법을 묻고, 도서관에 함께 가서 배운 내용을 실천합니다. 더 잘하고 싶어 하고,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도 자연스럽게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없었다면 엄마로서 욕심을 쉽게 버릴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러나 덕분에 깨달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이었구나" 하고요.


그러니 책에 적힌 대로 해보세요. 작가님의 말씀을 그대로 따른다면, 불안한 마음에 흔들리며 옆집 엄마의 말에 좌우되지 않으실 겁니다. 오늘의 학습지 한 장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스스로 하고자 하는 마음이라는 걸요. 책을 읽고 실천해 보세요. 옆집 엄마도 어쩌면 나보다 훨씬 더 불안해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옆집 엄마의 옆집 엄마는 결국 나다. 꼭 명심하세요. 그 엄마가 그 엄마예요. 



책을 읽고 질문 3가지 

1. 나는 아이의 속도와 개성을 존중하며 아이가 주체적으로 선택할 기회를 주고 있는가?

2. 나는 아이가 아닌 "나의 불안"을 쫓아 무언가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3. 내 아이의 장점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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