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눈물을 삼키는 과정인가

서평: 바깥은 여름- 김애란 저

by 매니아

도서관 글쓰기 수업에서 선생님이 현대 소설의 대표작 몇 편을 발췌해 나눠 주셨다. 그중 간결한 첫 문장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내용이 눈에 띄었는데, 그 작품이 바로 김애란 작가의 「입동」이었다.


『바깥은 여름』 [김애란, 문학동네, 2017]은 2017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로 선정된 책으로 제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침묵의 미래」와 제8회 젊은 작가 상 수상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비롯한 일곱 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김애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를 졸업하고 2002년 제1회 대산대학 문학상 「노크하지 않는 집」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신동엽창작상, 김유정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동인문학상, 오영수문학상, 최인호 청년문화상 등을 수상했고, 「달려라, 아비」 프랑스어판이 프랑스 비평가와 기자들이 선정하는 ‘주목받지 못한 작품상(Prix de l’inapercu)’을 받았다.


첫 번째 소설 「입동」은 어린아이를 잃은 두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다. 행복한 삶을 꿈꾸며 마련한 집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를 잃고 난 후 집은 아이의 부재를 상기시키는 고통스러운 공간이 된다. 「노찬성과 에반」은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소년 찬성이 고속도로 휴게소 화단에 묶인 늙은 개(에반)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외로운 존재인 둘의 만남은 행복을 느끼게 하지만 에반이 큰 병에 걸리면서 위기를 맞는다. 찬성은 에반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안락사를 결정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가장 허약한 존재인 그들은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이별하게 되고 찬성의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는다.


이외에도 연인과의 이별을 다룬 「건너편」, 남편을 잃은 아내의 모습을 그린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비롯하여 「침묵의 미래」 「풍경의 쓸모」 「가리는 손」등 다양한 상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는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탄식과 안타까움을 표한 이웃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기 시작했는지. 그들은 마치 거대한 불행에 감염되기라도 할 듯 우리를 피하고 수군거렸다. 그래서 흰 꽃이 무더기로 그려진 벽지 아래 쪼그려 앉은 아내를 보고 있자니, 아내가 동네 사람들로부터 ‘꽃매’를 맞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많은 이들이 ‘내가 이만큼 울어줬으니 너는 이제 그만 울라’며 줄기 긴 꽃으로 아내를 채찍질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웃들은 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부의 아픔을 공감하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은 점차 남의 일이 되고, 감당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을 때 사람들은 외면했을지도 모른다.


2014년 4월,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했다. 수학여행을 가던 학생들과 선생님 등 299명의 사망자를 낸 대형 참사였다. 사고 이후 책임 소재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고,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이제 그만하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만하면 됐다.” “이제 그만하라”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다.


참 잔인하지 않은가. 유가족의 슬픔과 애도의 기간을 타인이 정하는 것은 폭력이다. 애도는 당사자가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하며, 타인이 그 시간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 작품 속 ‘꽃매’를 든 이웃이 혹시 나의 모습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다. 이 문장에서 우리는 사회가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소비하고 외면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바깥은 여름」에 실린 일곱 개의 단편 모두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 김애란 작가는 섬세하고 담백한 문체로 고통과 상실을 묘사하며, 독자의 감정 깊은 곳을 건드린다.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균열과 회복, 외면하기 쉬운 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낸다.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타인의 슬픔과 애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만든다.


이 책을 상실, 외로움, 또는 인간관계에서 회복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또한, 세월호 사건과 같은 사회적 비극을 기억하는 이들이나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줄 것이다. 「바깥은 여름」은 우리 삶과 사회를 바라보는 깊은 시선을 제공하며, 읽고 나면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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