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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Feb 16. 2021

태초에 고전이라는 "책"이 있었다

| 2021-006 | <고전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읽고...



누구나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읽지 않는 책, 바로 고전의 다른 말이다.


2021년 내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삶의 숙제, 고전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1년간 읽을 책 60권 중 30권을 고전으로 채우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그리고 1월을 거쳐 2월의 중순에 이른 지금 나는 계속 고전을 읽고 있다.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실 지난 12월 말부터 읽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읽은 책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1, 2편과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그리고 허먼 멜빌의 <모비딕> 2권 중 1권을 넘어 2권의 절반을 읽었다. 첫 문장에서 언급했듯 매우 진도가 더디고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설 때 즈음 가까스로 책 한 권을 덮을 수 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고전을 읽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굳이 의미를 두자면 "숙제"와 "향수"가 맞겠다.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고 책장 한가득 채워두긴 했지만 눈만 오가고 손이 가지 않던 먼지쌓인 책에 대한 미안함이 어느 순간 "숙제"라는 단어로 내게 "꼭 해야 할 것"임을 세뇌해왔다. 또, 중고등학교를 거처 대학 때까지 나란 남자는 나름 "문학소년" 아니었던가! 그래서 Again XXXX!이라는 Catch Phrase를 떠올리며 문학 읽기에 다시 열을 올려보자 생각했던 것이다.


시작은 순조로워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 큰 허들이다. 직장인이고, 가장이고, 글도 써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한다. YouTube도 찍고 편집해야 하고, 술도 마셔야 하고, 영화나 드라마 또 오락도 놓칠 수 없다. 이런 할 것들 투성이인 내 하루에 고전은 시간 잡아먹는 하마다. 내 독서 속도는 보통 자기계발서로 따져보면 1시간에 80~100페이지 분량을 읽어낸다. 그런데 고전은 1분에 1페이지가 버겁다. 작가들이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인지 문장도 길고 문단도 없는 페이지 가득 텍스트 또 텍스트다. 최근 타이머로 시간을 재며 읽어봤는데 1시간에 많이 읽어야 50페이지를 읽더라. 그러니 권수에 집착하는 독서는 애당초 고전과 맞지 않구나 재확인했다. 더군다나 한 권의 고전을 읽고 나서 반드시 리뷰를 쓰겠다고 스스로 약속까지 했으니 이걸 어쩐다!!! 아무튼 그럭저럭 50일 가까운 시간 동안 5권째 읽고 있으니 꽤 다행이다. 



사실 오늘 내가 이 글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고전을 읽는 이 틈에 읽었던 책 <고전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 대한 짧은 생각을 쓰기 위해서다. 이 책은 나와 같이 책 쓰기를 공부했던 장영익 작가의 두 번째 책이다. 그의 첫 책 <교양인을 위한 로마인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었고, 첫 책에서 나름대로 주관있는 역사에 대한 그의 관점과 로마인의 역사 이야기가 맘에 들었기 때문에 두 번째 책이 언제 출간되나 기다리고 있었다. 


두 번째 책 제목을 봤을 때 그가 쓸만한 책을 썼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고전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이에 걸맞는 생각의 깊이만큼 그의 문장은 소박하지만 짙은 의미가 배어 있다. 그래서 올해 내 고전 읽기의 결심이 느슨해질 즈음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창 고전에 불붙은 이 시점에 그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최근 고전 문학 몇 권을 읽다 보니 그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것의 간극을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죄와 벌>을 다시 읽으면서 나는 내가 20대의 나 자신과 많이 달라졌음을 직감했다. 


https://brunch.co.kr/@maniac292929/287 (죄와 벌 리뷰)

https://brunch.co.kr/@maniac292929/286 (허클베리 핀의 모험 리뷰)


그렇다 보니 장영익 작가는 어떤 책을 읽었는지? 또 그가 추천하는 책들과 문장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또 목차를 살펴보다 최근 내가 읽었던 책들도 있어서 이 책들에 대한 그의 사유도 훔쳐보고 싶었다. (경쟁은 아니지만 약간의 경쟁심도 생긴다는 ㅋㅋㅋ)


결론부터 말해서 그는 나보다 훨씬 더 큰 보폭으로 고전 속을 걷고 있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많은 지점들을 만났고, 그가 소개한 문장을 만났을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했었던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노인과 바다> <어린 왕자> <논어> <멋진 신세계> <변신> <군주론> 등, 같은 책을 읽었지만 비슷한 부분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 그러면서 점점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가 소개하고있는 읽어보지 못했던 여러 고전들도 차례차례 읽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가 했던 것처럼, 몇 년 전 멈추었던 <나만의 고전 100선>을 다시 업데이트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쉽게 읽히고, 의욕이 솟는 책이 좋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고전을 손에 쥘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가지게 된 고전에 대한 갈망이 다른 독자들에게도 번지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이 책 <고전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읽어보면 좋겠다.


충분히 돈 값하는 책이다. (내돈내산 책입니다. ^^)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고전은어떻게삶의무기가되는가 #장영익작가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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