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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pr 25. 2020

브런치에 글을 쓰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2020년 브런치에 글쓰다 생긴 두가지 사건



2020년은 시작부터 좌충우돌이었다.



2019년 12월 29일 우리 집에 선물같이 찾아온 두 번째 강아지 김젤리(장모 치와와) 덕분이다.


가끔 브런치에 책 리뷰나 생각을 끄적이긴 했지만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글을 쓰게 된 건 김젤리(강아지 이름) 녀석 때문이었다. 이웃들 외에는 찾는이가 뜸한 내 블로그나 카페에 글을 쓰기보다는 브런치에 글을 쓰는것이 [작가의 공간]이라는 브런치 고유의 인지도 때문에라도 좀 더 사람들에게 진심어리게 소호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나의 어처구니 없었던 둘째 강아지 입양문제에 대한 글을 올리게 되었다.


기대보다는 조회수가 적었지만 그 글들을 다른 SNS와 애견 카페에 공유하면서 제법 많은 분들의 연락을 받았다.


그 얘기가 바로 오늘 처음 공유할 이야기다.








둘째 강아지 때문에 고발장을 쓰고 변호사를 만났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두 편의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라며...)


아픈 강아지를 분양받게 되면서 녀석을 건강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정신없이 새해를 시작했다. 아내 말이 “정신을 차려보니 구정이더라.”라고 했을 정도로 치열했던 시간이었다.


(지난번 글의 다음 얘기부터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https://brunch.co.kr/@maniac292929/6

https://brunch.co.kr/@maniac292929/7


암튼, 둘째 젤리 녀석 덕분에 경찰서에 가서 고발장을 썼고 변호사를 만나 관련 건으로 상담을 받아보았다.


법이나 경찰서와는 거리가 먼 내 인생에 있어 새롭게 걸어본 용기있는 첫 경험이었다.

 


브런치의 글을 많은 곳에 공유하면서 해당 업체에 비슷한 건으로 사기(?)나 피해를 겪으신 분들을 모으는 활동을 시작했다. SNS와 인터넷의 힘으로 열 건이 넘는 케이스를 모았다.


사람이 모이면서 용기가 생겼고, 그 힘은 점점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분들의 도움으로 동물연대에 노크를 하게 되었고, 국선 변호인들을 알아보기도 했다. 또, 언론매체를 통해 실상을 알리는 것이 파급효과가 크다는 의견이 모여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한국일보 기자와 TV조선 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마도 곧 방송과 기사로 나의 케이스를 포함한 이야기를 보게 될 것이다.



시작은 그 업체의 괘씸한 태도 때문이었다.


대부분이 그렇지만 “에잇 망해버려라!”라며 욕 몇 줄을 내뱉고 관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기가 싫었다. 왜냐면 생명을 다루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강아지일 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들도 콩닥콩닥 심장이 뛰고 있었다. 만지면 따뜻하고 내게 와 기댄다. 나와 아내 그리고 아들과 딸이 웃는 이유는 대부분 녀석들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을 대하는 일을 장사처럼 생각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싫었다. 그들 자신이 낳은 자식이 아파도 저렇게 대할까?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글을 써서 퍼뜨리는 방법으로 작은 싸움을 시작했고, 글을 읽고 내 상황을 공감해 주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힘이 조금씩 단단해졌다. 물론 지난한 과정속에 힘 빠지는 일도 많았지만 멈추지는 않기로 했다.


본 건으로 모인 분들은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천만 원이 넘는 돈을 피해 보신 분들이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돈보다는 그 업체가 망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방법으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에 기분이 나빴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반려동물의 계약서 조항과 관련된 형사법 규정들을 알아가게 되면서 법의 규제가 얼마나 허술한지 알게 되었다. 동물연대에서는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식물/동물 국회이고 우선순위에서 밀리다보니 진전이 없다고 했다.


단적인 사례 하나를 들어보면 내가 계약서를 쓰고 돈을 지불하고 강아지를 구입한 그 순간부터 소비자는 을이된다. 강아지 품종을 속여 판 것을 알아도 보름내(계약서에 약관으로 써있음, 업체마다 다름)에 증명하지 못하면 업체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리고 설사 그전에 소비자가 그 사실을 알려도 강아지는 커봐야 안다며 두세달 지나고 다시보자고 한다. 그리고 두세달이 지나면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상 책임 없음으로 된다. 또, 강아지 종이 다른 것을 소비자가 밝혀내야 한다. 앞에서 알게된 분은 미국에 DNA검사를 의뢰해 품종이 다르다는 걸 밝혀냈지만 검사 결과를 통보받는데만 한달이 넘게 걸려 피해를보게 되었다. ...



암튼, 젤리 선천성 심장병 사건 덕분에 올 한해는 해보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시도해보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값진 경험을 얻었다.


몇 백만 원을 쓰긴 했지만, 나와 내 가족에게는 첫째 김모카와 둘째 김젤리를 더 사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아직 사건은 결론나지 않았지만, 어떻게 되든 그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김젤리가 완벽히 건강을 되찾았다는 것과 우리 집에서 가장 말썽꾸러기가 되어 엄마와 아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게 사는 게 아닌가 싶다.








그냥 회사 생활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했을 뿐인데... 놀랍게도



두 번째는 내가 쓴 글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한 지 3년이 넘었다. 매일이라고 말했지만 가끔 비는 매일이지만 나름 꾸준하다. 이렇게 공부했으면 서울대 갔겠다 싶을 정도로 노력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글쓰기다.

( www.motivatorslab.com )


덕분에 두 권의 책을 냈고, 강연도 하고, 칼럼도 썼다. 대학생들의 멘토가 된 것은 더없는 기쁨이었다.



최근엔 #한달 (http://handal.us/home/)이라는 커뮤니티에 가입해 많은 분들과 함께 여러 종류의 글을 매일 발행하는 놀이 같은 글쓰기를 하고 있다. #한달 덕분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한 달 동안 꾸준히 매일 한편의 글을 발행하기 때문에 그들의 글을 읽으면서 여러 방면의 관심을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참 다양한 직업을 알게 되었고, 그들이 풀어내는 자신만의 스토리에 공감하고 나도 그들에게 특별하게 각인시키고자 노력했다.


나는 한달의 두 개 과정을 신청했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 두 편의 글을 생산해야 했다. 분량에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었지만 대충 쓰긴 싫었다. (자존심이 있지 그래도 작가라는 타이틀로 나를 소개했는데 ^^)


이번에 내가 연습한 것은 빨리 쓰기였다. 새벽에 30분 동안 빨리 글을 한편 써내는 것이다. 한 달간 그걸 연습했다. 그리고 회사의 점심시간에 또 한편의 글을 쓴다. 물론 시간이 부족하고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완벽한 글보다는 습작이라도 내 생각을 단 시간 내에 정리해내는 능력을 길러보고 싶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한 달간 하루도 빼지 않고 두 개의 글을 썼고, 그 외에도 매일 새벽 <손자병법>을 필사하고 7권의 책을 읽었다. 힘겨운 순간도 있었지만 사실 즐거움이 더 컸다. 회사에 급한 일이 없었던 것은 다행이었다. ^^


그리고 한 달을 끝낸 지금 매일 한편의 글을 쓰고 있다. 지금 쓰는 이 글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글이다.


그런데, 그제 점심시간 내가 쓴 글이 대박이 났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위 사진에서 보듯, 21일에 썼던 [몰스킨] 글이 조회 수 10,000 회를 넘기면서 브런치 메인과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다. 그리고 다음번에 썼던 글이 드디어 터져버렸다.




120,000회 조회 수도 놀랍지만 공유가 391번 일어났다. 사람들이 이 글을 여러 커뮤니티에 퍼 나른 것이다.




오늘 아침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카톡에 불이 나 기 시작한 것이다. 고향에 있던 친구가 연락 왔다. 글을 한편 읽었는데, 아무래도 내 얘기 같아서 봤더니 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글 잘 읽었다는 연락이 쏟아졌다. 급기야 회사 임원께서 메신저가 왔다.  



점심시간에 후다닥 쓴 글인데 이 글이 이렇게 공감을 할 줄 몰랐다. 정말 정말...

이 사건은 올해 나에게 벌어진 정말 운명 같은 우연이다. 너무 행복하고, 나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낀다.


더욱 즐겁게 글을 쓰게 될 것 같다. 좋다.




이렇듯 브런치에 글을 썼을 뿐인데 신기방기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현재도 그 일들은 계속 진행형이다.

글을 쓰고 공유를하고 공감을 얻고 때론 비판을 받기도 한다.


번거로운 일이긴 하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무엇보다 즐겁다.


계속 브런치에 글을 열심히 쓰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정말 좋다.



-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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