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둘째 주 월요일
매월 둘째 주 월요일에는 미용실에 간다.
4달째 꾸준하게 실천 중이다. 자주 가야지 하면서도 매번 머리가 덥수룩 해져서야 미용실에 가곤 했다. 이제는 한 달 전쯤 미리 예약을 해둔다. 그리고 날짜가 되면 자연스럽게 미용실로 가게 된다. 매월 하는 루틴으로 만들고 있다.
회사로부터 주어진 일, 누군가로부터 주어진 일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일을 늘려 가고 싶다.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속하게 하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싶다. 꾸준함을 만들고 쌓아서 단단함을 만들 계획이다.
아내 생일이 있었다.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작년에는 위스키 한 병과 손 편지를 썼다. 위스키를 더 좋아했나 손 편지를 더 좋아했는지 기억이 가물 가물 하다. 아마도 손 편지를 더 좋아했던 것 같다!!ㅎㅎ
이번에는 어떤 선물을 할지 고민했다. 빨간 립스틱을 살까 향수를 살까 했다. 그러다 퇴근길에 아이 사진을 보다가 문득 "요즘 찍은 아내 사진이 없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엔 대부분 아이 사진으로 가득 이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내 사진을 모아서 영상편지를 만들었다. 많은 사진 있었다. 을왕리에서 흥에 취한 모습이 있었다. 벚꽃을 보고 아이처럼 뛰던 아내가 이었다. 간장게장을 추억하는 여수도 갔었다. 전현무가 하면 우리도 된다며 한라산 백록담에 올랐다. 결혼의 순간도 소중한 아이가 우리에게 온 순간도 담겼다.
그리고 아이 어린이 집 등원 길을 함께하는 아내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아이 롤링카를 타며 신나 하는 아내의 모습도 포착했다. 아마 아내는 "왜 갑자기 사진을 찍어??" 생각했을 것도 같다.(안 하던 짓 하면 이상하게 본다..)
이렇게 사진에 마음을 담아 선물했다.
쉬는 금요일이었다. 아내와 영화를 볼까 하는 마음에 잠실 롯데타워로 향했다. 시간이 맞는 영화는 '어쩔 수 없다'뿐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별로 땡기지 않았고 영화는 포기했다. 쇼핑몰을 잠깐 둘러보고 맛있는 밥을 먹자고 했다.
가까운 근처 방이동 먹자골목으로 갔다. 오전 시간이라서 아직 문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 천천히 걸으며 어떤 걸 먹을지 고민했다. 몇일 전부터 '닭볶음탕이 먹고 싶어'라는 아내 말이 생각났다. 검색해서 '명동김치찌개' 가게에 닭볶음탕 메뉴를 찾았다.
가게로 들어가 '닭볶음탕 되나요?' 하니 '20분은 기다려야 하는데 괜찮아요?'하고 물으신다. 당연히 기다린다고 했다.
드디어 닭볶음탕이 나왔다. 보기에도 찐한 국물에 매콤해 보이는 붉은 닭볶음탕이다. 국물 먼저 한 숟가락 먹었다. 바로 소주를 부르는 맛이다. 소주도 한잔 곁들였다. 밥 한 숟가락 떠서 찐한 국물에 담갔다가 먹는 맛이 좋았다. 체면 못 차리고 먹은 듯하다. 다시 생각 나는 맛이다. 재방문 의사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