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어.
그리고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
하지만 엄마가 되고 나니 자꾸만 너희를 혼내게 돼.
아침에 일어나면 또 시간에 쫓겨 "빨리!! 빨리!!"
만 하다가 보내게 돼.
문이 닫히고 모두 나가고 나면 미안해서 이따 오면 잘해줘야지 해놓고는 또 잊어버렸어.
그러다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단다.
'네가 엄마를 안 좋아하면 어쩌지?'라고 말이야.
미안해.
몇 년 전 만났던 아이의 가족화 그림검사(KFD: kinetic family drawing)에 이런 그림이 있었어요.
모든 가족들이 각자의 방에서 무언가 하고 있었고, 엄마는 그림의 가장 윗 편 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물어 보았어요. “엄마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거야?”
아이는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엄마는 하루 종일 컴퓨터만 해요. 밥도 거기도 먹어요.”라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이의 대답을 듣고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았습니다.
이건 극단적인 이야기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그렇게 행동하지는 않으시지만,
요즘 너무도 쉽게 아이의 손에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쥐어 주시는 부모님들이 많으셔서 말씀드렸어요.
아이들은 순수해서 가정의 모습을 정말 정직하게, 사실 그대로 표현하고 말해 줍니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 자기에게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거든요.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일까요?
또 우리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일까요?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저는 상담 중에 엄마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세요?
대부분의 엄마들은 바로 이야기하지 못하시고 눈치를 보십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씀드려요.
하지만 그 사랑이 엄마만의 방식일 수 있다고 이야기해드리지요.
만약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200% 원한다면 100%가 부족한 상태일 테니까요.
대부분의 엄마들은 자녀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자녀를 키우며 느끼는 어려움으로 결국 눈물을 흘리십니다.
치료 중에 만나는 평범한 우리 주위의 엄마들은 아이에게 이젠 진짜 잘 해줘야지 하고 마음을 먹고 아이에게 다가가십니다. 하지만 조금 있다 보면 또다시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혼내고, 소리 지르고, 야단치고, 잔소리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고 많은 엄마들이 이야기를 하십니다.
당연한 겁니다. 사람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으니까요.
상담 중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아이의 어려움과 문제행동을 엄마 스스로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엄마들이 스스로를 비하하게 되고 죄책감에 빠져서 우울해지게 됩니다.
제가 "엄마"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엄마들은 자신의 자녀를 분명 100% 사랑합니다. 하지만 이젠 아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주셨으면 해요.
자녀들이 원하는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요?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명품 옷을 입혀주고, 최고의 학원을 보내주는 엄마는 분명 아니라는 것 다 아시죠??
왜냐하면..엄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