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by 일요일의 조작가

"밤새 몸은 괜찮으십니까?”

나는 그가 기대어 있던 침대 맡에 앉으며 물었으나 대답은 없었다. 그는 밖의 도심의 분주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가 인기척을 눈치챘는지 고개를 돌리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안색을 보니 뜬눈으로 밤을 지샌 듯했다. 분명 그럴만했다. 그의 상황을 이해했기에 나는 환부(患部) 살피고자 마음을 접었다.


내일 같은 시간에 다시 오겠습니다. 오늘은 쉬시고 내일 경과를 보면서 이야기하시죠.”


몸을 일으키려던 찰나에 그가 옷깃을 붙잡았다. 그는 하원을 마친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기에 나는 다시 의자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제가 살던 곳에서는요……”

그는 지금까지 굳게 닫혔던 입을 열었다.

"머리를 찧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답니다. 오늘의 해가 떠오르고 눈이 다시 떠지면 생명을 주신 것에 감사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창밖을 향해 -그래서 우리는 해가 뜨는쪽으로 창을 내지요- 땅에다가 머리를 힘껏 찧습니다. 이런 믿음도 있는 같습니다. 머리를 세게 찧으면 찧을수록 감사의 마음을 알아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입니다. 같은 경우에는 머리를 찧자마자 일터로 향합니다. 일터에는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있지요. 그리고 역할과 지위도 다릅니다. 여기와 마찬가지로요. 일터에 도착해서도 사람들에게 머리를 찧습니다. 오늘 하루를 부탁한다는 뜻이죠. 그럼 머리찧기를 받은 당사자들도 직위에 관계없이 제게 똑같이 머리를 찧으십니다. 아니 세게 머리를 내리치죠. 아무래도 우리는 받은 것보다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일터에 도착하면 이메일을 켭니다. 밤새 개의 업무 메일이 도착해있네요. 제가 넣어야 하는 주문들이 많아요. 일터에서 필요한 비품들을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일을 한답니다. 메일 안에는 보통 양식에 맞춰진 주문장과 함께 -쿵쿵- 이라고 쓰여진 서명이 추가된답니다. 그리고 사실 서명을 빠트려도 무방하지만 이것은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는 예절이라고 있죠. 요즘 새로 입사한 친구들은 종종 이를 잊어버리곤 한답니다. 역시도 같은 서명을 넣어 메일을 회신하고 기분좋은 오전 업무를 마무리합니다. 오전이 이렇게 지나갔네요. 하루 유일하게 한숨 돌릴 있는 점심시간이 됩니다. 식당으로 가야죠.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까요. 물론 눈치채셨겠지만 식당에서도 여기저기서 식탁에 머리를 찧는 소리가 기분좋게 들려옵니다. Bon appetite! いただきます! 여기서도 비슷하게 음식에 대해 존중의 마음을 표시하는 문화가 있죠? 제가 알기로는 예전 먹을 것이 부족했을 때부터 기원되었던 문화로 알고 있는데 사람사는 곳은 똑같은 같습니다. 나중에 이쪽으로 놀러오셔서 맛있는 식당을 찾을 때는 밖에서 귀를 기울이시는게 좋습니다. 저희는 솔직하거든요. 유명한 식당에서는 멀리까지 머리찧는 소리가 들리곤 한답니다. 점심을 먹고 일터로 돌아옵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면 오전과는 다르게 잠이 오고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여러분도 그렇다니 신기하군요. 사실 오후에는 사람들을 마주할 일이 없습니다. 그게 몸을 나른하게 만든답니다. 저는 매너리즘을 타파하려고 거래처에 전화를 돌리곤 합니다. 용건이 없더라도 전화기에 대고 머리를 힘껏 찧으며 마음을 표시하면 정신이 들곤 한답니다. 아마 수화기 너머의 상대방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합니다. 비슷한 정도의 소리가 이쪽으로 넘어오기 때문이죠. 저보다 높은 직급의 상사들은 식후의 나른함 속에 파묻히시기도 하지만 저는 저렇게 나이들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자신을 가다듬고는 합니다. 그렇게 오후 업무까지 마무리하면 일터 곳곳의 회의실에서 머리 찧는 소리가 가끔 난답니다. 나이드신 분들은 퇴근하기 전에 저렇게 회의를 잡으시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저는 별로 마음에 안들어요. 또래의 동료들도 그럴 겁니다. 그래도 일할 있음에 감사하며 마지막으로 모두를 향해 머리를 찧고 집으로 돌아온답니다. 아마 이때는 모두가 힘을 다해 머리를 내려칠 것이라는 것에 지금껏 받아온 일당을 모조리 있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는 우연히 지인을 만날 수도, 지인을 만들 수도 있죠. 그리고 당연하게도 반가워하며 길바닥에 머리를 찧는다는 것은 이제 굳이 설명 안드려도 되겠죠?

! 지금까지 평소 일상을 말씀드렸습니다. 당신은 이제 이해가 되십니까?"

그는 말을 마치고 팔방(八方)으로 향해있는 여덟개의 눈동자를 한데 모아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벌어진 그의 입에는 수십개의 시커먼 이가 석순과 같이 울퉁불퉁했고 가닥으로 갈라진 혀끝은 안에서 부유하고 있었다. 그러고서는 끈적하고 기다란 촉수들을 뻗어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그의 매끈한 이마에 피곤에 찌든 얼굴이 아름답게 비쳤다. 나는 그의 손을 힘주어 잡은 찬찬히 놓았고 상기된 스스로의 얼굴을 인지하며 다음 스케줄을 위해 일어섰다.

회복하실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퇴원하실 때까지는 반드시 제가 책임질게요.”


비로소 그는 더이상 내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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