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세는 세월

by 일요일의 조작가

세월 하나


상경한지 어언 14 하고도 10개월의 세월이 흘렀다.


내가 이것을 셈할 있는 까닭은


일흔여덟 번의 월세를 냈기 때문이다.



세월 둘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 줘요


- 클라우드 공유 링크가 도착했습니다. (나의 추억이 너의 그것과 같기를 바라는) 공유에 동의하시겠습니까?

최호섭, <세월이 가면>



세월 셋


나는 침대맡으로 의자를 당겨 앉았다. 그는 형편없는 노래를 마친 , 내가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나는요 ……”

그는 짧은 한숨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금 열린 창틈으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왔다. 안으로 불어온 푸른색의 바람은 병동의 배경과 섞여 창밖의 쾌활한 하늘빛으로 물들여 갔다. 나는 지저귀는 새소리가 방해될까 커튼을 치기로 했다.








“……해서 행복했지만 후회도 했습니다.”

그는 짧은 이야기를 끝내고 한숨을 내뱉었다. 남지 않은 이가 그의 입술을 버텨내고 있었다.

지평선을 붙잡은 해가 늘어져 흔들리는 커튼 사이로 버팅기고 있었다. 기나긴 그의 이야기는 구름처럼 뽀얬을 피부에 수많은 지각 변동을 일으켜 산맥과 계곡을 만들어 놓았다. 커튼을 걷자 황혼은 찰나의 순간에 그의 메마른 계곡골 사이사이로 모래알처럼 박혔다.


그는 아이처럼 활짝 웃으며 천천히 몸을 눕혔다.


그럼 뒷정리를 부탁합니다.”


나는 먼저 해야 할 것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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