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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웨이 Apr 18. 2022

쿨한 윤여정처럼 늙고 싶어?

- 내 찻잔 찾기 -

찻집 공간에서 찻잔 그림과 찻사발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전시가 시작되면 주인공들 못지않게 찻집 주인도 나름 바쁘다.


이번에는 겨울 추위에  얼어 터진 티움관 수도  개통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찻집  설비공사를 하신 설비 사장님이  하시면 금방 끝날 일이었지만 맡은 공사 스케줄에 

빈틈이 없어 제시간에 와주 실 수 없었다. 부랴부랴 새 인력을 구하느라 힘들었지만 어쨌든 고쳤다.




 4월에도 바깥에 내놓은 꽃들이 가끔 언 적이 있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전시 하루 전날

 화분에 드디어 사철국화도 옮겨 심었다. 


겨울 내내 거친 바람과 바람에 날아온 눈들의 습기에 윤기 잃은 마루. 

딱 하나 남은 아끼던 친환경 오일스테인을 털어서 골고루 칠해주었다

비로소 마루에 윤기가 돈다.


이 마루에 앉아 찻잔들고 호수멍 때리며 힐링하는 손님들 생각을 하면 나도 힐링이 된다.

귀찮고 힘들더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전시하는 티움관 문을 활짝 열고 가지런히 슬리퍼 정돈하면서 많은 찻잔과 찻사발 속에서

자신 만의 찻잔과 찻사발을 찾는 특별한 하루가 되는 기적이 일어나길 빌어본다





찻집 주인이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비로소  찻잔들을 본다.

찻집 주인과 찻잔은 닮았다. 우렁각시처럼 눈에 안 보이는 곳에서 돕는다는 것,

 생색내는 것 싫은 은둔 기질이 있는 캐릭터라는 것. 

찻집 주인이나 찻잔은 자신보다는 자신 공간 안에 들어 선 다른

존재들이  돋보이면 행복하다는 것.




찻잔 하나하나가 다 말을 건다.

찻사발 하나하나  어울리는 사람이 떠오른다.


그러나

몸은 최악이다. 내 몸이 노쇄했다는 것을 끊임없이 알려주는 몸.

침대를 바꾼 영향인지 수술 후유증인지 자꾸 허리가 꾸부려지고 통증이 온다. 

누굴 만나고 대화를 하는 게   고통이다. 


그리고 보니 봄이다!!! 봄이라는 계절은 내겐 참 힘든 계절이다. 잠시 현실을 피해 동굴 속에서 캄캄한 은둔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일 년을 다시 살아내는 힘을 얻곤 하는데.. 올봄은 그 시간을 놓쳤다. 출산하자마자 확진된 딸의 코로나 감염 , 태어나자마자 코로나 감염된 엄마 아빠와 같은 집에 자가 격리된 손녀 , 시골에서 미역국 끓여 들고 아파트 입구에 보따리만 놓고 얼굴도 못 보고 돌아오면서 행여 손녀가 어찌 될까   조마조마했던 시간들  .

 나만의 깊은 동굴 시간도 잃을 정도로 긴장과 애타는 시간이었다. 그 손녀가 포동포동해지고 또랑또랑해진 

모습으로 일곱이레를 무사히 통과한 것을 보고야 긴장감이 풀렸다. 그러고 나서 통증이 온 듯 싶다.   

딸과 사위 손녀 몸  상태에 따라  맘이 흔들흔들하는 나를 보면서 자식일에 쿨한 윤여정 생각이 났다


 우린 5명의 자매다..

 70대 언니들부터 은퇴 2년 남은 여동생까지 5 자매. 우린 단톡으로 우리 일상을 공유한다. 일상 이야기 뿐 아니라 선거, 청와대 청원에 동의하는 일등 사회발언도 하는 멀티 소통도구인 단톡. 그  단톡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야기가 윤여정의 쿨한 부모에 대한  유투부였다.. 자식들 일에 초연하지 못한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한다고 공감한


 쿨한 엄마 


쿨한 엄마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고 싶다


노인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것들은 모두 부정적이고 혐오스러워서 

노인, 늙는다는 것이 끔직이도 싫은 우리나라에서

젊은 사람들도 열광한다는 늙은 인기 유투버 4인방 


쿨한 윤여정. 럭셔리 명품 밀라논나 , 좌충우돌 천진난만 박막례 ,여자 자연인 문숙


늙은 사람 눈으로 이 힙하다는 인기 유투버 4인방을 살펴보고 싶다



  


네 분의 찻잔 ,찻사발 이미지..이 중 밀라논나님 찻잔은 ...쿨한 윤여정님 찻잔은....


나도 이 네 분처럼 늙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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