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서울 수도권 ,중심인 K 국에서 나는 지방에 산다. 도청 소재지라고 하지만 그 도청소재지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작은 도시. 그리고 그 도시 근교 호숫가에 찻집을 하니 나도 찻집도 찐 촌 것들이다.
지금에야 한옥 찻집이 흔하지만 찻집 초창기에는 드물고 귀했다.-
서울 손님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이 한옥 서울에 있었으면... 대박인데-
서울 사람들에게는 지방에 있는 모든 것 은 촌것들... 지가 아무리 품격이
있다 해도 촌 것이지.. 가 내면에 깔려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 지역 건설 회사가 삼성 래미안을 본떠 라미안이라고 아파트 이름을 붙여
분양 공고를 냈을 때 이 도시 주민인 것이 부끄러웟다. 차라리 촌 발 날리는 이름을 쓸 것이지.
흉내내고 카피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촌발 날리는 행동인지 모르시나...
낯이 화끈거리고 화가 났었다.이 과한 오버는 내 열등감 때문 임을 잘 안다
우주의 모든 것들은 남과 다른 자기만의 색깔. 자기 만의 목소리,를 가질 때 자기답고 아름다우며
존재의미가 있고 빛이 난다.
촌 것들도 촌 것들 나름대로 의 품격이 있다
존경하고 배움을 청했던 OO플라워 OO샘이 늘 하시는 말씀이다.
꽃집에서 사온 꽃만이 아름다운 꽂꽃이 되는것이 아니라구요?
출근길 떨어진 꽃잎도 버리지 않고 그 자체가 아름답다고 그 밑에 종이를 깔아놓는 파격,
꽃도 얼굴이 있고. 꽃이 잘리기 전의 앉는 자세, 서 있었던 자세를 유추하고 꽃꽂이를 하라는 등. 집 근처 돌멩이도 오브제가 된다는... 럭셔리 사모님의 취미라는 내 꽃꽂이 고정관념을 산산이 무너뜨린..코엑스 유명한 디자인 페어에서도 호텔로비에 어울릴법한. 화려한 수국꽃은 안중에도
없고 촌 담장가 싸리꽃을 흐트려 놓을 뿐인 샘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여 작가명을 물어봤다는 S가 재벌 사모님 뒷담화 스토리
도 있다
촌 것들에게는 촌발 나름의 품격이있다
차실을 운영하면서 촌발 나름의 품격을 위해 촌것 나름의
혼 찻잔 세트를 만들고 싶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내가 꿈 꾼대로 드디어
황차식 혼찻잔 세트가 완성되었다
당연
이 지역 작가님.
가장 일본적이면서 미학적으로도 훌륭해서 내 로망이었던
일본 도쿄의 Hygashiya 티룸의 찻잔 보다 더 탁월했다.
저 단정하면서도 격이 있는 선
옹기이면서 올드하지 않고 모던한
부챗살이 활짝 펴지기 직전의 긴장감이 있는 찻잔의 선.
한 손에 딱 잡히는 사이즈
또 기능적으로 절수는 얼마나 절묘한 지...
써 볼수록 작가님의 마음 씀이 느껴 저 눈물 나도록 감사하다.
흔들리지 말라고 다관 밑에 깔아놓은 받침이 격을 조금
떨어트렸는데 지켜보면서 점차 바꾸어 갔었다.
발상과 꿈은 내가 했지만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게 해 준
안0 0 작가님과 기능적인 면에 대한 조언은 물론 모든 절차를
다 맡아해 준 00님 께 정말 감사했다.
무슨 촌 찻집에서 찻잔까지 ...오버하네....할 수도 있다.
이해를 돕기위해서는 홍콩에서 만난 애프터 눈 찻잔이야기부터 시작하겠다.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 풀고 쫓아간 페닌슐라 호텔 더 로비에는 유명한 애프터눈 티 마시러 많은 손님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마감 시간이 촉박했다. 행여 아웃당할까 봐 부랴부랴 줄을 서고.
한 시간 넘게 지루하게 기다렸다가 드디어 돌아온 차례. 푹 파인 끈 나시 티셔츠에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를 노출시킨 , 찻잔을 든 손놀림이 유달리 건강해 보였던 독일 아가씨들이 앉았던 자리..
그 건강한 에너지가 아직도 고스란히 남겨진... 자리 기분 좋게 앉아서 기본 티로 다질링 홍차를 주문하고
흰 테이블보, 기품 있는 은도금의 기물들, 은도금 커트러리, 크리스털유리 화병에 꽂힌 샛노란 칸나 한송이를 흐뭇하고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단 디저트 트레이와 함께 온 황금색, 블루색 줄이 그어진 순백찻잔에 닮아 온 다질링 홍차 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