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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웨이 Feb 28. 2024

  시골 찻집의 찻잔스토리

-홍콩 페닌슐라호텔  '더 로비' 애프터눈 티 세트-

촌 것들...

모든 것이 서울 수도권 ,중심인 K 국에서  나는 지방에 산다. 도청 소재지라고 하지만 그 도청소재지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작은 도시. 그리고 그 도시 근교 호숫가에 찻집을  하니 나도 찻집도 찐 촌 것들이다.


 지금에야 한옥 찻집이 흔하지만 찻집 초창기에는 드물고 귀했다.-

서울 손님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이 한옥  서울에 있었으면... 대박인데-

서울 사람들에게는 지방에 있는 모든 것 은 촌것들... 지가 아무리 품격이

있다 해도 촌 것이지.. 가 내면에 깔려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 지역 건설 회사가  삼성 래미안을 본떠 라미안이라고 아파트 이름을 붙여

분양 공고를 냈을 때 이 도시 주민인 것이 부끄러웟다. 차라리 촌 발 날리는 이름을 쓸 것이지.

흉내내고 카피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촌발 날리는 행동인지 모르시나...

낯이 화끈거리고  화가 났었다.이 과한  오버는  내 열등감 때문 임을 잘 안다


우주의 모든 것들은 남과 다른 자기만의 색깔. 자기 만의 목소리,를 가질 때 자기답고 아름다우며

 존재의미가 있고 빛이 난다.


촌 것들도 촌  것들 나름대로 의 품격이 있다

 

  존경하고 배움을 청했던 OO플라워 OO샘이 늘 하시는 말씀이다.


 꽃집에서 사온 꽃만이 아름다운 꽂꽃이  되는것이 아니라구요? 

출근길 떨어진 꽃잎도 버리지 않고 그 자체가 아름답다고 그 밑에 종이를 깔아놓는 파격,

꽃도 얼굴이 있고. 꽃이 잘리기 전의  앉는 자세, 서 있었던 자세를
유추하고 꽃꽂이를 하라는 등. 집 근처 돌멩이도 오브제가 된다는...
럭셔리 사모님의 취미라는 내 꽃꽂이 고정관념을  산산이 무너뜨린..코엑스
유명한 디자인 페어에서도 호텔로비에  어울릴법한.  화려한 수국꽃은 안중에도

없고  촌 담장가 싸리꽃을 흐트려 놓을 뿐인 샘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여 작가명을 물어봤다는   S가 재벌 사모님 뒷담화 스토리

도 있다


촌 것들에게는 촌발  나름의 품격이 있다




차실을 운영하면서 촌발 나름의 품격을 위해 촌것 나름의

혼 찻잔 세트를 만들고 싶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내가 꿈 꾼대로 드디어

 황차식 혼찻잔 세트가 완성되었다


당연

이 지역 작가님.




가장 일본적이면서 미학적으로도 훌륭해서 내 로망이었던

일본 도쿄의 Hygashiya 티룸의 찻잔 보다 더 탁월했다.

저 단정하면서도 격이 있는 선

옹기이면서 올드하지 않고 모던한

부챗살이 활짝 펴지기 직전의 긴장감이 있는 찻잔의 선.


한 손에 딱 잡히는 사이즈

또 기능적으로 절수는 얼마나 절묘한 지...

써 볼수록 작가님의 마음 씀이 느껴 저 눈물 나도록 감사하다.


흔들리지 말라고 다관 밑에 깔아놓은 받침이 격을  조금

떨어트렸는데 지켜보면서 점차 바꾸어 갔었다.


발상과 꿈은 내가 했지만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게 해 준

안0 0 작가님과 기능적인 면에 대한 조언은 물론 모든 절차를

다 맡아해 준 00님 께 정말 감사했다.


무슨 촌 찻집에서 찻잔까지 ...오버하네....할 수도 있다.


이해를 돕기위해서는 홍콩에서 만난 애프터 눈 찻잔이야기부터 시작하겠다.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 풀고 쫓아간 페닌슐라 호텔 더 로비에는  유명한 애프터눈  티  마시러  많은 손님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마감 시간이 촉박했다. 행여 아웃당할까 봐 부랴부랴  줄을 서고.

 한 시간 넘게 지루하게 기다렸다가 드디어 돌아온 차례. 푹 파인 끈 나시 티셔츠에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를 노출시킨 , 찻잔을 든 손놀림이 유달리 건강해 보였던 독일 아가씨들이 앉았던 자리..

그 건강한 에너지가 아직도 고스란히 남겨진... 자리  기분 좋게 앉아서 기본 티로 다질링 홍차를 주문하고

  흰 테이블보, 기품 있는 은도금의 기물들, 은도금 커트러리, 크리스털유리 화병에 꽂힌 샛노란 칸나 한송이를 흐뭇하고 황홀하게 바라보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삼단 디저트 트레이와 함께 온 황금색, 블루색 줄이 그어진 순백찻잔에 닮아 온 다질링 홍차 한잔.

와! 스콘.. 클로피드크림 딸기잼, 베리 얹은 무스케이크, 달달한 슈, 마카롱까지.... 때마침

이층 실내베란다에서는 젊은 실내연주단의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달콤하게 흘러나오고

인생의 어떤 클라이맥스에 이른 행복감에 젖어서 막 작은 케이크를 자르려는 순간     


..     


먼가 만족스럽지 못한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이 느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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