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보다 이등?-
오늘도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놀러 온 손녀가 어둑어둑 돌아갈 시간이 되자 손녀의 마지막 세리머니가 시작된다. 식구라고 해봤자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4명이지만 네 명이라도 이게 어딘가. 평소엔 엄마 아빠 둘 뿐이었는데.... 두 명이나 더 늘었고만.
손녀가 일일이 어른들 손목 끌어다 둥근 원이 되게 세워놓고
아기 상어. 귀여운 아기 상어~~~
핑크퐁 상어가족,... K국의 유아라면 모두 아는 동요 시리즈. 하도 들어서 어른들도 저절로 습득한 그 유명한 노래. 그 노래를 부르고 같이 춤추게 한다. 쑥스럽고 귀찮아 자꾸 빠지려 하는 할아버지도
이 막무가내 손녀의 애교에 녹아내려 바보처럼 손녀가 하라는 대로 한다. 손녀의 지휘아래 춤추면서 우리가 틈틈이 꼭 해줘야 할 퍼포먼스는
엄지 척 그것도 한 손이 아닌 두 손 엄지 척!!!. 진이 최고!!!
그러면 손녀 얼굴이 발그레하면서 행복에너지가 온몸을 도는 광경을 목격하고 우리 어른들도 잠시 에너지에 감염되어 행복해진다.
엄지 척 손가락 동작이 손녀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냐면
감기를 심하게 앓아 엄마에게 안긴 채 소아과 병원 진찰실에 들어간 손녀가 울을 려다가 뒤를 돌아보고
대기실 소파에 앉아서 계속 자기에게 눈을 떼지 못한 할머니의 엄지 척!! 에 안도의 웃음을 웃고
비로소 진료에 집중한 적도 있다. 그런데
엄지 척!! 네가 최고!라는 뜻인데 손녀가 일등이 되라고 부 축이는 것인가?
삐삐 폭염경보가 시도 때도 없이 핸드폰을 흔들고 밤이면 밤마다 에어컨과 선풍기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켰다 껐다 했다. 사우나를 통 못 다녔다. 모처럼 사우나에 들려서 이열치열 하고 있는데 오늘은 수다가 의료대란 이야기와 초등학생 5학년 때부터 의대 진학반을 개설한 학원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초등학생부터?
답답하나 비난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는 유독 일등지상주의라서 어떤 분야든지 일등만 생존하는 시스템이다. 오죽하면
개콘에서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나라라 했겠는가? 하다못해
브런치 작가도 있다
이 글을 본 순간
반면 1등이 아니어도 된다는 2등 , 둔차 마인드는 세로줄이 아닌 옆을 살피는 가로줄 사고로 적대감보다는 유대관계를 가지며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있어 1등 마인드보다 훨씬 자유롭고 유연하며 호기심과 모험심도 있어 틀과 경계선 밖에서 경계선 안의 시스템을 통찰하는 시각을 가지게 되어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해 줍니다.
1등 마인드로 사는 인생은 최고가 되기 위해 언제나 자기 자신보다 과대한 자기로 포장해야 해서 진짜 자기 모습을 만나는 것이 어려운데
둔차 마인드로 사는 인생은 여러 관점에서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어서 진짜 자기를 만날 확률이 많습니다.
지금은 시스템, 프레임이 바뀌는 시대다. 틀에 얽매인 좁은 시야의 1등 마인드보다
전체를 통찰할 수 있는 둔차 마인드가 필요한 세상이다
참 앞서 가신 최 씨 집안이다. 5학년부터 의대입시 공부시키는 엄마가 오히려 한 발 뒤쳐진 교육관을 가진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