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눈만 감으면 차실

- 마음을 만나는데 어둠이 필요해-

by tea웨이

찻잔은 어둠 속에서 더 잘 보인다.




내 몸이 용량 초과의 마음들로 무거워져 앞으로

나가기가 힘들 때


마음도 요즘 유행하는 '신박한 정리'프로처럼 정리가 필요하다.


마음의 정리가 '명상'이다.

오랫동안 살피지 못한 마음들이 뒤죽박죽 섞여있어 꺼내 보기도 쉽지 않다

마음도 분리수거가 가능하다면

왔다간 마음, 지금 현재 마음, 아직 오지 않는 마음 구분해서

지금 마음만 남겨놓고 다 버리리라. 그러나 안타깝게도 마음은 모두 한 몸에 엉켜있다

정리? 그냥 흘러 보내고 지켜보는 것이다. 스스로 풀어질 때까지..


마음 정리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철저히 나 홀로

찻잔 들고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속해 있어서

밝은 곳에서는 몸에 밀려 움츠려 있다가

어둠이 깔리고 몸도 더 이상 못 따라오는 순간

비로소 기를 펴기 시작한다.


사실 어둠 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두렵기도 하다.

마음이 눈에 안 보이는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이제까지 살아온 내 삶이 전부 거짓이라고 밝힌다면.....

두려워 가다가 돌아오는 사람도 많다. 진짜 마음을 찾으면 이전의 것을

버리고 새 출발 해야 하는데 그게 또 참 몸이 힘든 일이다. 사십 대 때

젊지도 않은 나이에 안정적인 교사 자리 버릴 때 경험해 보아서 안다

마음이 스님 자리 벗어나 자유롭게 살라 했는데 존중받는 성직자인

자신을 못 버리고 하루하루 미루고 피하다 끝내 생을 마치는

스님도 보았다. 그래도 아무튼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몸의 세계 공간인 밥집은 환해야 좋지만

마음의 세계 공간인 찻집은 약간의 어둠이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여행한 찻집 중 으뜸인 대만의 찻집 소만 ,



숙우회의 기원인 소화방이라는 찻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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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어둠이 공간의 매력이고 핵심이다.


"그곳은 ‘소화방’이라 불리던 전통찻집으로 대낮에도 촛불을 켰다. 그 촛불 덕에 우리는 만나면 해가 지는 것도 몰랐다. 창이 거의 없고 촛불로만 조명을 한 탓에 훤한 대낮도 밤처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린 만나면 서로 읽은 책 이야기로 시간을 잊었다. 어떤 때에는 저녁 먹는 것조차도 잊고 몰두하다가 늦은 저녁을 먹고는 헤어지기를 못내 아쉬워하기도 했다. 어떤 장소는 그 장소, 그 공간에 서려있는 어떤 기운이 있기 마련이다. 그곳이 그랬다. 그곳에 들기만 하면 우린 우리도 모르게 현실을 까맣게 잊고 책의 바다를 유영하는 두 마리 물고기가 되곤 했다."


- 추억여행 (구달 칼럼#5) 김종호

(우리의 성소를 찾아서...) 2014.4.14.-


이렇듯 어둠이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 마음속의 신성을 발견하게

하여 평범한 일상 공간에서 성지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아파트 골방이래도

홀로 나만의 아주 작은 다실을

만들어 보자.

눈만 감아도 된다.

새시문 내리듯 눈만 감으면 바로 눈이 보이는 세계와 차단되어

캄캄한 어둠, 어둠 속에 브런치 이미지 하나 떠올려

그 공간을 상상하고 잠시 내 마음을

만나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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