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무협지

-나는 나를 모른다-

by tea웨이



스승님 발자국만

열심히 쫒으면 그게 길이라고 믿고 왔는데

갑자기 스승님 발자국이 사라졌다.


놀라서 앞, 뒤. 위를 살피니

내 마지막 가장 귀한 보물인 내 찻잔을 노리는 자객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고

사부님은 새처럼 공중으로 날아갔다.


보석을 향한 탐욕스러운 자객들의

눈빛이 점점 가까워오면서 반짝이고

햇빛에 반짝이는 자객들의 칼은

괜히 내 목을 만지게 한다


지금 내가 가진 건

더 이상 날렵하지 않은 몸과

검도 활도 창도 아닌 찻잔 하나

이 찻잔 하나로

저 자객들의 검에서 무사히 살아 남아

귀환할 수 있을까




몇 년 만에 한 번씩 여는 차회에서 이 무사가 든 찻잔을 보고

내 맘 속에 써 본 찻잔 무협지이다.






“다법이란 무엇인가?” “차는 풍류가 아니다. 차는 혁명이다.” “왜 차가 혁명인가?”

“차를 마시면 우리의 의식주 전체가 바뀐다. 의식주가 바뀌면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다. 생각이 바뀌면 그게 혁명이 된다.”

"다법을 행하다 보면 일단 그 동작들에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딴생각을 하면 타법을 따라갈 수 없다. 실수를 한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수십 가지 동작을 한다는 것은 다른 생각을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

조용헌 님의 백가기행 책에서




다법을 행하는 마음이 사모님들의 여유와 풍류 있는 사치스러운 취미, 아님 나처럼 선방 스님의

깨닫는 명상수련 줄 알았더니 바로 검객의 마음이라니...

검객의 마음에는 생과 사만 있다. 찻잔이 무기가 되어???


그동안 수없이 보아 온 무협지 생각이 난다.

살아남는 검객이 되려면

내 마음도 진짜 검객의 마음이 되어야 한다.


내가 읽은 무협지에서 검객의 마음. 검객의 핵심은

철천지 원수라는 적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적이 없다고?

적이 누군지 모른다고?

적이 너무 많다고?...


적들이 없거나 모른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모른

다는 것이고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싸울 수 없다. 검객의 자격이 없다

살려면 자신이 누군지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하네

무사들은 점점 조여 오고

시간이 없는데.


..


나는 나를 모른다.!!!

.

keyword
작가의 이전글혼찻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