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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노인, 자신이 보호자가 되자

-남들 말보다 내 마음에 귀를 기울여보면

by tea웨이


" 34번 고객님 , 아이스크림 받아 가세요" 장난감을 마이크 삼아 옆에 놓고 소리친다.

"얼마예요?"

"이십 삼만 원... 카드 주세요."

"아유 왜 이렇게 비싸요?"

자신이 만든 모래 아이스크림을 파는 손녀의 고객 노릇을 수없이 하고 놀다 보니

명절이 훌쩍 지나갔다. 생각해 보니 손녀와의 시간이 내겐 젤 축복의 시간이다.

방바닥에 꺼끌 거리는 모래들을 쓸고 닦고 모래 깔던 매트를 씻어 말리면서 유독 힘들었던 이번 추석을 떠올린다. 그런데 힘들지 않았던 명절날이 있었을까? 생각해 보면 명절날의 마음고생은 모두 가족에 얽힌 희로애락이었고, 그리고 그것은 모두 남들 말에 좌지우지된 내 흔들림이었다


아이는 왜 안 낳니? 왜 결혼은 안 해? 아이 어떤 대학 갔어?

명절 때마다 묻던 남들 말이 이제는 노후에 대한 질문으로 바뀌었을 뿐 똑같다. 그 질문은?

노후자금은 얼마 준비했어? 몸은 괜찮아? 에고 자식들 짐은 안 되어야 할 텐데...


그러나 저러나 참 윤여정이는 부럽더라. 어쩜 그렇게 자식들에게 쿨할 수 있지?

밀라논나는 어떻고? 어쩜 젊은 애들하고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아! 스타일리시해! 외모면 외모, 피부면 피부 패션이면 패션. 맞아 안경홀릭인 내 눈에는 안경만 보이는데 안경을 너무 잘 골라서 써.


또 남들 말이 궁금해진다.

노인 세계는 가급적 피하는 우리나라에서

젊은 사람들도 열광한다는 잘 나이 들어가는 인기 유투버 4인방


쿨한 윤여정. 럭셔리 명품 밀라논나 , 좌충우돌 천진난만 박막례 , 여자 자연인 문숙


윤여정은 적나라한 자신의 속된 욕망도 자신과 매스컴 사이에 쿨한 적당한 거리 두기를 잘하는 분이다..



우린 5명의 자매다..

70대 언니들부터 은퇴 2년 남은 여동생까지 5 자매.

5명의 자매가 단톡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야기가 윤여정의 쿨한 부모에 대한 이야기였다.. 자식들 일에 초연하지 못한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한다고 공감한 쿨한 엄마


다음 문숙은 어떤가?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이 세속을 떠난 자연인인데 그 자연인 여자 버전이지 않을까. 좀 더 세련되고 판타지를 가미한...

떨어지는 꽃이 가지에서 떨어질 때는 인위적 사회적 옷을 다 벗어내고

자연 속으로 천천히 흡수되어야 하는데 그녀만큼 인위적인 것 다 벗어내고 자연스러운 자태인 분이 없다..

잘 시간을 보내면 성형 없이도 아름답구나.

유투버 박막례 , 이 분은 사회에서 할머니에 대한 혐오 콘텐츠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총집합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할머니의 따뜻함과 천진난만한 솔직함을 더해서 오히려 젊은이에게 한 수 가르치며 웃음을 만든다.

거기에 걸쭉한 욕까지 하는 장면은 젊은것들에 위축된 할머니들에게 대리만족의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한다.

밀라논나님은 주류신문의 기획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실망이었지만...


어떻게 늙고 싶으신가요?



품위와 존엄을 잃은 노후라도

" 품위가 머 대수라고, 사람 사는 게 중요하지. 기저귀 차고라도 사랑하는 사람 옆에 살아!

끝까지 못하는 것은 두려움 용기가 없어서"라는 프랑스 할머니 아들 말에 긍정하시나요?



남들 말들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내 마음을 여는 것이 쿨이다. 자신이 자신의 보호자가 되는 겁니다



. 쿨하다.




집착과 욕망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면 억압하지도 피하지도 말고

잠시 거리를 두면서

저 위 사진 속 개처럼 물끄러미 응시하는 자세.

집착하고 소유하지 않으려는 정신적 내공의 거름망이 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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