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어린 왕자> 속, 코끼리와 보아뱀 이야기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수많은 부족들이 사자를 가장 용맹한 동물로 여기고 숭배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사자보다도 더 대단한 영물로 여기는 존재가 있으니, 그 존재가 바로 코끼리라 한다. 코끼리는 강하고, 용맹할 뿐만 아니라, 지혜롭고, 현명하다. 그렇기에 그들은 코끼리를 사자보다도 더 영적인 동물로 여기고 따른다 한다.
소설 <어린 왕자> 속, 비행 조종사의 코끼리 그림이 떠 오른다. 그가 유년 시절에 그린 코끼리는 보아뱀에게 꿀꺽 삼켜져 꼼짝없이 그 뱃 속에 갇혀 버리고 말았다. 말하자면, 그의 강함, 그의 용맹함, 그의 지혜, 그의 현명함, 그리고 그의 꿈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군가에 의해 꿀꺽 삼켜져 버리고, 잠식되어 버린 셈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그렇다. 그래서 코끼리는 보아뱀의 뱃 속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보아뱀은 코끼리가 마주한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리지 않으면 안 된다. 코끼리는 그 자신이 마주한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만약 코끼리가 그러하지 못한다면, 그는 여전히 보아뱀에게 꿀꺽 삼켜진 채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 <하나도 무섭지 않은 모자>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테니까......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리고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