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 편이 생기면 개혁은 실패한다.

2024.08

by 만수당

간혹 회사의 혁신을 위해 외부전분가를 초빙하거나 외부전문교워을 받은 사내인사에게 대표가 전권을 일임하고 조직의 혁신을 주문할 때가 많다.

혹은 새로 입사한 시니어가 틀을 바꿔보겠다며 전권을 역으로 요구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잘 된다.
조직은 새로운 활기에 웃음꽃이 피고 '적폐'들은 회사를 제 발로 나가거나 숨죽인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혁신가의 팬들이 생긴다. 이는 당연하게도 혁신가의 정책으로 수혜를 본 사람들, 특히 젊은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때부터 뭔가 이상해진다.

월급을 주는건 대표인데 대표의 발언력이 점점 약해지고 흡사 바지사장꼴이 되어버린다.

주위를 둘러보니 오랜 시간 묵묵히 견뎌온 직원은 어느샌가 그만뒀고 '대표의 칼'은 그 힘을 유지하기위해 계속해서 적폐를 찾고 만든다.

그러다 기업은 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고
모두 복지부동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조선의 설계자인 삼봉 정도전 또한 그러했다.
고려말 아웃사이더로 시작해 조선 개국 이후 명실상부 2인자가 된 그의 개혁은 거칠 길이 없었고 결국 왕의 아들인 이방원마저 개혁싀 대상으로 바라보았기에 결국 그 목숨을 다하고 만다.

나를 바라보는 내 편이 생기면 스스로 조직의 이익을 염두에 둘 수 밖세 없다. 설령 그들에게 어떠한 특권없이 일반적인 상태만 유지해도 그 그룹에 끼지 못한 부류는 입방아를 찧으며 음해하고 모함해 불공정하다고 여론을 모으기도 한다.

개혁과 혁신은 좋다. 다만 이는 '대표의 칼'이 아닌 대표가 전면에 앞장서는게 더 좋지 않을까. 이건희 회장의 혁신이 성공했던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주인이 휘두르지 않는 칼은 주인마저 벨 지도 모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날씨가 울적하니 올리는 입버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