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
담벼락이 아직 튼튼한데 오래되었다고 새로 쌓을 멍청이는 없다.
아직 금도 가지 않았고 그저 덜 튼튼하고 덜 이쁠 뿐이다.
그런데 담장이는 하루가 멀다하고 와서 담을 새로 쌓아야 한다고 한다.
이대로가면 홍수가 범람해서 담이 무너진다든지,
두더지가 담을 파먹으면 폭산 내려앉는다든지,
더 아름다운 벽돌이 새로 나왔다든지,
내가 집주인이라면, 그 소리를 듣고 멀쩡하지만 오래된 담을 새로 쌓을까?
그러면 담을 새로 쌓는 일이 아니라 집을 지키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마당의 꽃과 어린 딸을 누가 훔쳐보는 것에 대한,
강아지가 담벼락을 훌쩍 넘어 사라지는 것에 대한,
그리고 집주인이 담장이에게 좋은 방법 없겠냐고, 당신은 담장이니 알 것 아니냐고 물어보게 만들면 어떨까.
세일즈는 강권한다고, 내 논리를 들이민다고 되질 않는다.
고객이 제일 아끼는 것, 지키고 싶은 것을 존중해주자.
그러면 나는 을이 아니라 갑의 세일즈가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