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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의 차이

2025.1

by 만수당

그저 다 입장차이다.


내가 걸을땐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도 않았는데 머릴 들이미는 차들을 보며 눈을 흘기고
내가 운전할땐 빨간 불이 다되도록 핸드폰 보며 느지막이 걷는 보행자가 싫다.

담배를 필땐 담배 필 곳이 없어 골목에서 담배피며 흡연부스는 왜 안생기나 욕하고
담배 피지않을땐 흡연부스에서 피지않는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느껴진다.

월급이 밀릴 양이면 대표와 경영진이 무능해보이고
월급 줄 입장이라면 얘네는 출근해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일이 수천수만수억이다.

악한 일은 많지만 악한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그저 나와 의견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고
악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한다.
그에게도 나는 악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비는 죽기 전 아들인 유선에게 남긴 유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악한 일은 아무리 작더라도 해서는 아니되고
선한 일은 아무리 작다 생각해도 하지 않아선 안된다.

명심보감에도 실린 이 말은 단순히 일의 선악을 구분하는 데에서 끝나지 않는다.

선악은 무엇일까.

저 말을 한 유비 또한 평생을 선하게만 살진 않았다.
다만 선한 일과 악한 일은 내가 상대를 얼마나 이해하는 지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바람은 차지만 새벽별들이 또렷하다.

세상이 얼어붙어도 우리만은 오롯이 빛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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