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
나는 드라마나 소설을 잘 못본다.
내가 겪지도 않은 일에 감정이 이입되는 지, 한동안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잘 쓰여진 작품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철저히 이입이 방해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면 읽는 게 아직도 꺼려지는 것이 크다. 어려서 글을 썼던 경험인 지, 생각보다 많은 사람과의 일들에 대한 결과인지는 잘모르겠다.
그런데 어제 점심을 먹다 다른 직원분에게 한 웹툰을 소개받아 밤을 새고 지금까지 죽 한 번에 다 보았다.
내가 겪었을 리 만무하고 비슷한 상황에 놓이지도 않았는데 마음 한 구석이 여전히 욱신댄다.
내가 죽기 전에 쓸 수 있을 글이, 그런 글이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머리 속 가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