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2024.06

by 유영준

어제 Jay Choi (최정순) 대표님의 이야기를 보다
내게 아린 음식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배고파본 일도 없고
딱히 거르는 음식도 없었다.

선배들처럼 새우깡에 소주를 털어본 일도 없고
라면하나를 나누어 버텨본 일도 없다.

풍족하진 않았지만 부족하지 않게 살아왔는데..
어제 정기 진료 겸 병원을 찾았다가 느꼈다.

이대서울병원에 가면 나는 항상 미역국을 먹고온다.
맛도 있지만 무엇보다 부모님이 생각나서다.

1년반쯤 생사의 기로에 있었을때
부모님은 매형의 전화를 받고 새벽에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오셨다.

하나밖에 없는 막내아들이 가슴을 가른 채 10시간째 수술중이고 예후도 좋지않아 가슴을 연 채 생명유지만 하고 있단 말을 듣고 부모님은 애써 눈물을 삭히셨다.

삼십년 넘게 믿어온 예수님에게 원망이 생기고
자신의 삶에서 혹시 남을 아프게 한 건 아닌지 자책했다.

그래도 남들처럼 울면 혹시나 아들이 잘못될까봐 꾹 참고 기도하고 버텨내었다.

병원 앞 호텔에서 창문 밖 병원의 불빛을 보며 마음졸였고 억지로 밥을 먹으며 버텼다.

집에 제사가 많아 어릴 적부터 소고기무국을 좋아했던 내 생각때문인지 아버지는 소고기무국만 드셨고 다시 새 생명처럼 돌아올 나를 위해 어머니는 미역국을 드셨다.

나는 기름진 소고기 미역국을 좋아하는데 식당의 소고기미역국을 드시며 많이 마음이 아프셨다고 한다.

시원한 조개가 들어간 미역국을 싫어하던 내게 소고기미역국대신 조개미역국을 끓여주셨던 기억이 차올라 꾹꾹 참으시며 드셨다고한다.

다행히 지금은 교수님도 인정하실만큼 잘 회복되었지만.

병원엘 가면 오래된 의식처럼 미역국을 먹는다.
부모님이 계신 동안엔 더 아프진 말아야지 생각하고
죽더라도 건강하게 죽자라는 생각으로..

오랜만에 맛있는 미역국을 먹어 기분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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