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
-B.C 1700년 수메르 시대 점토판 문자
"너 나중에 직장 생활하기 참 힘들겠다"
신입 사원 시절, 붙임성도 별로 없고, 눈치 없이 서투르기만 했던 나를 보며 어느 선배님이 하셨던 얘기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이기적이고 차가운 사람이라 일부러 그랬던 게 아니고, 직장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인지 알기에는 너무 어렸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에, 다그치기보다는, 옆에서 차근차근 하나씩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이럴 땐 이렇게 하고 저럴 땐 저렇게 하는 거라고. 그렇기 때문에, 연차가 쌓인 후에는 내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사회생활이 서툴러 보이는 후배들에게, 하나하나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얼마 전, 어떤 프로젝트에서 고객사와 같은 회의실에서 다 같이 모여 일한 적이 있었다. 매일 아침 8시 반에 다 같이 미팅을 시작하는데, 문제는 우리 팀 신입 사원이 항상 미팅이 시작되면 본인 자리에서 샌드위치를 까먹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 냄새도 (의외로 샌드위치 소스 향이 밀폐된 공간에서 진하게 난다) 냄새지만, '굳이' 고객과 같이 진행하는 미팅 중에 무엇인가를 먹을 필요가 있을까. 이런 행동이 반복되자, 나는 신입 사원을 불러서 따로 충고해 줬다.
"이선생, 그 아침에 샌드위치 먹는 거 말이야. 우리끼리 있으면 괜찮은데, 고객사도 있는 자리에서 냄새도 나고 보기에도 별로 안 좋은 거 같거든? 부탁 좀 할게?"
"아... 네, 제가 배가 고파서.. 알겠습니다"
모를 수 있지. 괜찮아. 처음부터 다 아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그렇게 하나씩 배우면서 성장하는 거야.
다음 날, 여느 때와 같이 8시 반부터 고객사와 미팅을 시작했다. 10분즘 지났을까, 옆에서 자꾸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나서 쳐다보니, 신입 사원이 소보로 빵을 까먹고 있는 것 아닌가. 아니, 어제 내가 분명히 고객사 있는 자리에서 먹지 말라고 따로 얘기도 했는데?
욱하는 심정을 가라앉히고, 미팅이 끝난 후에 신입 사원을 다시 불렀다.
"이선생, 내가 어제 분명히 고객사랑 있을 때는 가능하면 뭐 먹지 말라고 했어요, 안 했어요? 아까 이선생이 바스락 거리면서 먹는 소리 때문에 사람들이 집중 못하는 거 못 봤어요?"
"네? 어제 만숑님이 샌드위치는 냄새난다고 하셔서, 오늘은 대신에 냄새 안나는 소보로 빵 먹은 건데요? 제가 배가 고파서.. 고객사랑 있을 때 아예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하신 줄은 몰랐습니다..."
하아... 아니, 배고플 수 있지. 근데 굳이 그걸 그 자리에서 먹어야 했니? 미팅 시작 전에 먼저 먹고 들어오거나, 아니면 미팅 끝나고 먹을 수도 있는 거잖아... 이런 것까지 일일이 알려줘야 되는 거니?
너 나중에 직장 생활하기 참 힘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