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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숑의 직장생활 Jul 31. 2023

[12화] 어탕 국수

팀에 인턴이 새로 들어왔다. 대학교를 갓 졸업한 여자 신입이었는데,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우리 에 일손이 부족하여, 급한 요청으로 불려 온 (?) 였다.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해줘서,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고마움의 표시 점심에 맛있는 거라도 사줘야겠다는 생각에, 마침 회사 앞에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유명한 어탕 국수 전문점 데리고 갔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고, 어탕 국수라는 게 평소에 잘 못 먹어보는 음식이기도 하니까.


"배선생, 입에 좀 맞아? 먹을 만 한지 모르겠네. 나름 유명한 곳 이래 여기"

"네네, 맛있어요. 여기 맛 집 맞는 거 같은데요?"

"그래? 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더 시켜, 여기 튀김도 맛있어"


인턴 친구가 의외로 어탕 국수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 이후로도 일주일에 1~2번 주기적으로 어탕 국수를 먹으러 갔다. 개인적으로 어탕 국수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뭐 점심 한 두 끼 정도야 대수인가.


그러던 어느 날, 전에 인턴 친구와 같이 일했었던 이사님이 일이 있어, 우리 팀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방문하셨다. 나와도 친분이 있으신 이사님이라, 반가운 마음에 같이  좀 떨다가, 인턴 친구와 다른 매니저를 포함해, 총 4명이서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다.


"이사님, 여기 회사 바로 앞에, 어탕 국수 엄청 유명한 집 있거든요? 혹시 어탕 국수 좋아하시면 거기 어떠십니까?" (이미 추천에 성공한 적이 있어 자신감이 생김)


이사님이 잠시 생각하시더니, 아쉽다는 듯이 말씀하신다.


"아... 나는 괜찮은데, 우리 배선생이 생선이나 해산물을 아예 못 먹을걸? 그래서 우리랑 같이 있었을 때도, 해산물 말고 다른 것들만 먹었지 않았나?..... 잠깐만, 그러고 보니 만숑도 비린 거 로 안 좋아하잖아?"

"네...? 저랑 배선생이랑 어탕 국수 몇 번 먹긴 했었는데..."

"응? 진짜?"


순간, 나는 인턴 친구를 쳐다봤고, 동시에 인턴 친구는 나를 쳐다봤다. 서로가 서로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감지할 수 있었다.


야... 못 먹으면 못 먹는다고 말을 하지... 나도 어탕 국수 안 좋아한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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