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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만 자는 아이들 대부분이 겪고 있는 정신 질환. 2

체감상 중고등학생 20%가 겪고 있는 정신 질환 2

by 맨티스

수업시간에 잠만 자는 이유 3부작.

1편. 우울과 무기력
2편. ADHD
3편. 성향적 문제



2편. ADHD.

고등학교 교실이 숙박업소로 변해버린 이유

이번에는 ADHD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보통 ADHD라고 하면 산만하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조용한 ADHD 아이들도 많고, 수업시간만 되면 무기력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겉보기에는 얌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멍하니 있거나 머릿속에 잡생각이 가득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래서 수업이 시작되기만 하면 금세 졸거나 아예 자버리기도 합니다.



수업만 시작하면 졸리는 이유

ADHD 아이들은 의외로 우울감과 불안 수준이 높습니다. 꼼꼼하지 못하고 실수가 잦으며, 한 번 들은 말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특성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자주 혼나기 때문이죠. ADHD 아동을 향한 어른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냉소적인 반응은 아이를 점점 위축되게 만듭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는 겉으로는 활발해 보여도, 속으로는 우울과 무기력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복적인 지적과 꾸중은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우울과 불안을 키웁니다. 이렇게 자란 ADHD 청소년은 수업시간에 쉽게 지치고, 집중하지 못한 채 무기력해지기 쉽습니다. 게다가 ADHD 특성상 밤에 잠들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낮 동안 더 쉽게 피곤함을 느낍니다.



ADHD 청소년의 정신 건강

ADHD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는 다양한 연구에서도 확인됩니다. 33개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ADHD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보다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


우울장애: 2.3배

주요 우울장애: 2.2배

불안장애: 1.7배

사회공포증: 1.7배

광장공포증: 5배


2015년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ADHD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보다 우울 점수가 약 50%, 불안 점수는 30% 더 높았으며, 우울 고위험군에 속하는 비율은 220%나 더 높았습니다.



왜 자존감이 낮아질까?

앞서 언급했듯이, 아이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문제입니다. ADHD 청소년은 반복적인 실수, 지적, 낙인 등 부정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을 "나는 못 해", "어차피 안 돼"라고 여기게 됩니다. 이런 생각은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고, 부정적인 감정을 더 자주, 더 깊이 느끼게 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무기력 상태에 빠지고, 수업시간에는 자거나 멍하니 있는 일이 잦아집니다.



'약 + 운동 + 과외 + 공감'의 네박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접근이 모두 필요합니다.


1. 약물 치료

미국소아과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2~18세 ADHD 청소년 치료에 있어 약물 처방을 1차 선택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많은 아이들이 여러 가지 방법보다 약물 복용을 통해 더 뚜렷한 집중력 향상과 감정 안정 효과를 경험합니다. 전문가의 진단과 적절한 약물 처방이 ADHD 치료의 출발점입니다. 약물만 잘 복용해도 일상에서 나타나는 문제 행동의 대부분이 개선됩니다.


2. 운동 요법

ADHD 아이들은 전두엽과 우뇌의 발달이 또래보다 늦은 경우가 많고, 이러한 발달 지연은 약물 치료만으론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 기능 발달에 큰 도움이 됩니다. 고등학생이라 시간이 부족하다면, 일주일에 2~3회, 30분 정도의 조깅을 권장합니다. 조깅이 어렵다면 수영, 댄스, 태권도 같은 활동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운동을 빨리 시작하고 꾸준히 유지하는 것입니다.


3. 밀착 과외와 출력 중심 학습

단순히 개념을 설명하거나 문제를 푸는 방식은 ADHD 아이들에게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대신, 문제를 학생과 함께 읽고, 개념을 아이가 스스로 말해보게 하는 출력 중심 학습이 더 도움이 됩니다. ADHD 아이들은 무엇이든 대충 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입력과 반복적인 출력 훈련이 필요합니다. 학습 과정에서 꼼꼼함을 기르면, 일상생활에서도 덜렁거리는 모습이 많이 줄어듭니다.


4. 부모의 공감과 지원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부모의 심리적 지지입니다. 부모가 바뀌지 않고 아이만 바꾸려 해서는 ADHD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ADHD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고 감정 조절이 어려우므로, 집에서도 비난이나 압박을 받으면 더 위축되고 무기력해집니다.

"공부해"라는 말보다 중요한 건, 아이에게 쉴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고등학생이 된 아이는 이미 공부와 대학의 중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몸 상태가 공부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죠. 부모의 지지와 공감이 있어야, 아이는 스스로 동기를 되찾고 최선을 다해 공부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ADHD 청소년이 수업 시간에 잠을 자는 이유는 단순한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낮은 자존감, 우울, 불안, 반복된 실패 경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마음이 연약한 ADHD 아이들에게는 꾸지람보다 응원이, 비교보다 이해가 필요합니다.



공부하는 아이 혼자 하지만,
공부하는 환경은
온 가족이 만들어 줘야 합니다.


공부는 성향,

학습 성향 분석가

맨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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