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냐 정혜승 Apr 06. 2023

<책 좀 빌려줄래?> 요즘 누가 책을 읽냐고?

"하지만 요즘 사람이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어. 집에 갖다 놓은 책 대부분은 결국 펴보지도 않겠지. 혹시 이런 사람이 되면 모를까...

부랑자, 할 일 없는 재벌2세, 골프 안 치는 은퇴자, 신동, 수감자, 수도사, 문학 평론가, 소설가"


(저 중 부랑자와 같은 그림 컷을 쓴 이는?)


나는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책을 안 읽는 걸까. 작년 이맘때 마음이 힘든 시기를 무협과 로판 웹소설로 넘겼다. 시간 잘 가는게 좋았다. 그게 중독으로 이어져 카카오 페이지와 네이버 시리즈에 소소하게? 흥청망청? 즐기고 있다. 근데 이건 또 까맣게 잊고 "엄마는 덕질도 않고 중독도 없어"라고 했다가 딸에게 한소리 들었다. "엄마도 중독자야, 책 중독. 요즘 누가 책을 저렇게 사?" 내가.. 책이 좀 많긴 하지. 책은 곧 부동산이란 지적에, 집을 줄이기 위해 책을 줄여야 하나 고민중이다. 근데 이 고민, 평생한거 같은데???


책이랑 뒹굴뒹굴, 가끔 찔려봤다면 이 책을 보시길. 읽는 내내 찔렸다가 빵 터졌다가 즐겁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카툰 에세이. NYT와 뉴요커에 만화를 연재하던 작가는 뭐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에 "책 중독자"라고 답하는 치과의사다.


취미가 독서라고 하면 없어보여서 싫어했는데, 엄마가 된 뒤, 어쩌다보니 #남은건책밖에없다 서재에 북리뷰를 올리고 있었다. 내가 나를 모르는게, 원래 인간이라지만 이젠 인정한다. 책 읽고, 책 쓰고, 책 팔고, 책 떠들고, 책 모임하는 인간인데 어찌 독서가 정체성을 부정하랴.

책 읽는 이들 비슷한게, 남의 서재에 관심 많다.


"...난 슬그머니 자리를 뜰 테니까. 그리고 조용한 방에 들어가..책장을 보고 널 판단할 거야.

책장을 보고 뭘 알 수 있냐고?

멋 부렸지만 얄팍한 사람, 고등학교 수준에 머문 사람, 정리벽이 있는 사람, 진정한 독서가! 구제불능.

걱정 마. 그래도 우리 우정은 변함없을 테니까."


책갈피로 안 써본게 없다. 명함도 쓰고, 냅킨과 영수증도 쓰고, 지금 읽는 책엔 K님이 꽃과 함께 준 메시지 카드가 책갈피로 꽂혀있지. 나, 고양이도 써볼 뻔. 꼬리를 자꾸 얹길래...


아이들을 도서관에 방치하는게 얼마나 위험한지! 끝내 나름 생각과 의견이란걸 갖게 되어 커서 책 쓰겠다고 할거란다. 지금도 넘치는게 책인데!

근데, 인류의 다수가 읽고 쓰는거, 책을 편하게 구한거 고작 100년 세월이란거 아는가?


어쩐지 맘에 드는 컷....


인간은 신과 싸우고, 신의 부재와 싸우고, 포스트모더니즘에선 작가와ㅎㅎㅎ


하루키 읽은 이들은 다 웃지 않을까?ㅎㅎ


와중에 와이파이 명당 뭐냐고.


위대한 소설가의 공통점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충직한 반려동물, 방치된 배우자! 그리고 긴 세월에 걸친 지루한 노작이라는데.. 하여간에 이 분 유머감각 사랑스럽다.


이것은 사실 #서점일기. 책에 대한 책들 몇 중에 눈독들이던 걸 이제야 읽었다. 읽는 내내 가슴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비오는 날인데 괜히 마음이 따뜻하게 부풀어오른다. 그런 책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