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진호 Feb 02. 2024

견디자. 잘.

Day 8



월요일. 언니의 요가 시간이다.

아쉬탕가 초급!


주말에 배구 애니메이션인 ‘하이큐’를 보고 삘받아 배구공을 치며 놀았더니 어깨 뒤가 뻐근하다.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그렇다던데 요가할 때 더 아프면 어쩌나 살짝 걱정이 되었다.


요가보다 더 열심히 한 것 같은 모습은 기분 탓!


하지만 웬 걸, 집에 있었다면 파스를 붙여도 오래갔을 통증 같은데 요가를 하니 오히려 더 쉽게 풀리는 느낌이다.

그리고 확실히 3주 전 처음 시작하던 때 보다 몸이 많이 풀린 게 느껴진다. 그땐 아무리 노력해도 뻣뻣한 느낌이 났는데 오늘은 조금 덜 애써도 몸이 좀 더 늘어나는 기분이 든다.


물론 아직 전굴자세도 다리를 구부리지 않으면 힘들고 앉아서 두 다릴 들어 올릴 때도 무릎이 잘 펴지진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짐이 느껴진다.


재밌다.

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언니가 또 세세히 잘 알려주시고 차분하게 수업을 진행하는 스타일이라 천천히 동작을 수정해 가며 따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힘을 주는 위치나 팔다리의 각도 등을 교정받으니 훨씬 더 운동이 되는 것 같았다. 이래서 제대로 된 자세를 지도받는 게 중요한가 보다. 올바르게 힘을 못쓰고 잘못된 곳을 자극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새삼 뭐든 그런 것 같다. 혼자 할 땐 이게 맞는 줄로만 알고 몸에 익어버려 잘하는 줄로 착각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넓은 곳에 나아가서는 그제야 자신이 잘못된 부분이 많았음을 알게 되듯이. 그러면서 또 시야가 넓어지고 성장하는 거겠지.


나도 요가원이라는 세계에 왔으니 좀 더 성장하고 있는 거라 믿고 싶다!

아니 이미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성장했는지도 모른다.


집에서 혼자 유튜브를 보고 운동을 따라 할 때는 조금이라도 어려운 동작이 나오면 하다가 중간에 꺼버리고 오늘 운동 다 했다며 샤워를 해버리던가, 혹은 쉬운 동작만 골라서 반복하곤 했는데 요가원에 와서는 중단 따윈 없다. 그냥 다 해버려야 하는 거다.

타의에 의하든 자의에 의하든,

끝까지 무언가를 포기 않고 마지막 쉼까지 편안히 점찍는 단 건 꽤나 좋은 성취감을 주는 행위 같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과정에서의 성장이란 건 무시할 수 없으니까!


견디자. 요가를 하며 견디듯 삶에서도, 글쓰기에서도, 나를 위한 선택에서도 잘 견뎌 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비트요가를 아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