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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호 May 02. 2024

밥은 잘 먹니? 걷기는 많이 하니?

Day 41


아쉬탕가를 했다.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쉬탕가는 정적인 요가가 아니다. 쉴 틈 없이 움직이고 버티고 힘을 주고 호흡을 한다. 그리하여 하면 할수록 체력이 오르고 힘도 생기고 하는 맛이 나야 하는 게 정상 같은데, 요즘 이상하게 한계에 부딪힌 느낌이 드는 거다. 고작 41번의 요가원 출석으로 한계를 논하는 게 우습긴 하지만 내가 말하는 한계란 것은 못하는 상태에서 계속 머문다는 이야기다. 간혹 20일 차보다 더 안되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어쩌다 한 번이면 괜찮은데 근래 일주일간 연달아 왔던 요가원에서 예전보다 더 힘이 안 느껴지고 자주 어지러움을 느꼈다면 이건 뭔가 내가 예전에 비해 놓치고 있는 게 많단 이야기다.


어제까지는 복부에 힘을 주지 않아 전보다 몸이 더 흔들리고 힘이 안 느껴지는 거라 생각을 했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근원적인 힘이 많이 달리는 게 느껴진다. 예전엔 조금씩 몸이 영글어가는 느낌, 하체에서부터 점점 강하고 단단하고 무겁게 힘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하체도 상체도 무언가 힘없이 빠져버린 사람처럼 헐렁거린다. 제아무리 복부에 힘을 주고 눈을 부릅뜨고 정신을 집중해도 이 가볍고 헐렁거리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이유가 뭘까.


나는 문득 지난 최근 내가 먹었던 것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요가 시작 초반과 비교해 보았다.


‘먹는 양이 줄었네.’


바로 답이 튀어나왔다. 나는 소화기관이 약하다. 많이 먹지를 못하고 많이 먹은 날은 잘 체하거나 탈이 난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소식을 하는 소식좌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가를 시작하며 간만의 배고픔을 느꼈고 그 느낌이 너무 좋고 실제로 너무 허기지기도 해서 한동안은 되게 잘 먹었던 기억이 있다. 하루 세끼 다 챙겨 먹고 밥도 그득그득 푸짐하게 먹었는데 언제부턴가 원래의 먹는 습관대로 돌아가고 있다.


소화가 안 되는 건 아닌데 이래서 습관이 무서운가 보다. 많이 먹지 않으니 힘이 안 난다. 50킬로만 갈 수 있는 연료를 넣었는데 100킬로를 가도록 부추기는 느낌.


그리고 다리 또한 요가 시작하던 시기만큼 약해지고 떨리는 느낌이 난다. 예전엔 요가 후에도 종종 걸으러 나갔는데 춥다고 걷는 시간은 고사하고 앉아만 있는 시간이 더 늘었다. 그러니 다리가 더 힘이 안나는 느낌이다.


맛없다고 한동안 먹지 않았던 단백질 보충제를 다시 살짝 꺼낼 때가 된 것 같다. 나처럼 체질상 살이 잘 찌지 않아 스트레스받는 사람은 단백질을 잘 먹어줘야 한다더라. 밥엔 콩을 꼭 섞어 먹어야지. 점심식사 후엔 20분이라도 걸으러 나갔다 오고 너무 춥다고 늘어져있지만 말아야겠다.


정말이지…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오늘도 내 몸 앞에 숙연해지며, 건강한 습관을 위해 생활 교정을 조금씩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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